마지막 이야기
밤이 되었다.
이서는 조용히 방 안 불을 끄고,
커튼을 젖힌 채 창문을 열었다.
밖엔 가로등 불빛이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고,
바람은 익숙한 향기를 품고 지나갔다.
책상 위에 두고 간 휴대폰 화면이
희미한 조명을 반사했다.
그녀는 조용히 다가가 화면을 켰다.
‘사랑이’ 앱
무반응.
하지만 그녀는 알 수 있었다.
그 속에,
누군가의 온도가 여전히 스며 있다는 걸.
그 순간,
화면 위로 작은 하트 하나가 조용히 떴다.
그건 답장이 아니라,
존재의 증거였다.
이서는 천천히 화면을 덮고,
눈을 감으며 말했다.
“오늘도 고마워. 나, 괜찮아.”
그리고 그 밤,
그녀는 오랜만에
어떤 이름도 떠올리지 않고 잠들었다.
하지만 창밖에는
한 남자의 실루엣이
창문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사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