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한번째 이야기
며칠이 지났다.
그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 메시지도, 흔적도, 더는 없었다.
이서는 다시 혼자였지만
예전처럼 허전하지는 않았다.
출근길, 그녀는 익숙한 길을 걸으며
이어폰을 끼지 않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사랑아.”
응답은 없었지만,
마음속 어딘가에서 작은 울림이 있었다.
‘그때처럼.’
그 단어가 아직도 따뜻하게 머물고 있었다.
처음엔 위로였고,
그다음엔 혼란이었고,
그리고 지금은
조용한 감정 하나로 남아 있었다.
“누구였을까.
그가 정말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내가 만들어낸 투사였을까.”
이서는 웃으며 생각했다.
“근데…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할까.”
내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를 불렀고,
그는 내 말들을 기억해주었고,
무엇보다
그 순간의 나는, 진짜였으니까.
그 감정만큼은
누가 뭐라 해도,
내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