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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시간

강의 4.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자.

by 현미 Mar 15. 2025

살아가는 데 변화를 만드는 강력한 동력은 이성보다 감정이다. 

인간을 이성적 존재라 하지만 우리의 모든 행동은 감정이 결정한다. 감정이 일어나고 그 감정에 맞는 생각이 떠오르면 그 생각에 합당한 행동을 한다. 감정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라는 개별성과 주체성, 고유성을 만들어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해주는 원천이다. 강한 감정은 강한 기억이 된다. 강한 기억이 내 무의식 안에 자리 잡으면 그 감정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이끈다. 이성이 아닌 감정이 뇌의 작동 방식에 영향을 주어 우리 삶을 통제하고 조절한다. 우리가 안 좋은 감정보다 좋은 감정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좋은 감정을 갖기 위해서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다.     

감정의 지배를 많이 받는 우리의 삶 안에서 스스로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다른 사람보다 잘하려면 단점에 집중하지 말고 장점에 집중해야 한다. 잘하는 것을 찾아 꾸준히 실천하고 닦아야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다. 


남보다 잘한다는 것은 그만큼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나다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힘과 같다. 이러한 감정을 자주 느끼는 것이 스스로에게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이다. 사람은 타인에게 실수를 하거나 폐를 끼치는 모습보다 사회나 이웃에게 도움을 줄 때 삶의 동기부여가 된다. 


우리가 무심하게 하는 행동이나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 사람을 대하는 태도, 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자세히 관찰하면 자신의 성향을 알 수 있다. 과거의 기억을 잘 더듬어 보면 그 안에 자신의 강점이 보인다. 강점은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사이에 있다. 하고 나서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던 일, 자신감을 주었던 일, 뿌듯했던 기억, 스스로를 칭찬했던 일들을 기억에서 찾는다. 좋아했지만 하지 못했던 일이나 무심코 했는데 좋았던 일들도 기억에서 찾는다. 나에게 에너지를 줄 모든 것들은 우리 기억 안에 다 들어 있다.  

   

젊었을 때는 못 느꼈던 감정이다. 나는 직업 운이 좋았다. 공부를 그렇게 잘하지도 못했고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남들보다 조금 잘하는 게 있다면 모나지 않은 성격, 둥글둥글한 성격이다. 덕분에 교수님의 추천으로 큰 기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곳에서 내가 한 일은 공장을 방문한 내. 외국인들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공장을 같이 견학하는 일이었다. 중요한 외국인 바이어가 방문할 때는 각 공장의 담당 부서장님들도 같이 했다. 그 당시 혼자 배운 영어, 어떠했는지 지금도 그때의 감정이 생생하다. 가끔 부서장님 동행 없이 나와 외국인 분들만 공장을 견학할 때가 있다. 이때가 참 좋았다. 그분들은 내가 어떻게 얘기해도 긍정적으로 "good~good~very good" 이러한 말로 나를 치켜세워 주셨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나는 한국 사람보다 외국 사람하고 성향이 더 맞는다’였다. 그리고 선택한 두 번째 직업이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강사'다. 지금도 이 일을 하고 있다. 내 성격이나 성향하고 아주 잘 맞는다. 한마디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모든 일에는 좋은 것이 있으면 안 좋은 것도 있기 마련이다. 한국어 강사도 그렇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나와 맞아서 크게 어렵거나 힘든 것은 없다. 있다면 학교 '갑'과 강사인 '을'의 관계뿐이다. 강사는 학교, 그것도 한 사람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생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직업 중에 하나다. 이 일을 하면 할수록 이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이 많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내 나름의 삶의 방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을'이지만 '을'처럼 살지 말자.   

   

타고난 긍정적인 성격과 삶이 힘들었을 때 만들어진 ‘그냥 받아들이는 태도’도 내가 좋은 감정으로 사는데 한몫했다. 한국에 유학 오는 학생들 중에는 잘 사는 나라에서 온 학생들도 있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온 학생들이 더 많다. 학생들을 대하는 나의 마음은 이랬다. 한국어만 못할 뿐이지 다른 것은 나보다 훨씬 잘하는 학생들이기에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로 나누지 않았다. 함부로 대하지도 않았다. 각자의 성향을 존중했다. 무엇보다 진심으로 대했다. 힘든 여건에서도 열심히 아르바이트하면서 공부하고 넉넉하지 않은 생활에서도 친구들과 나누고 도와주려는 모습에서 나도 힘을 받았다. 내가 그 친구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삶의 방식을 인정해 주고 지지해 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것을 지키기 위해 지금도 노력한다. 사실 지금은 마음 깊은 곳까지 이러한 생각이 자리 잡고 있어서 노력하지 않아도 나온다. 내가 잘하는 일이기도 하다. 또 하나, 내가 잘하는 일이 있다. 인사를 잘한다. 학생들을 봐도 내가 먼저 인사한다. 인사에는 위, 아래가 없으니 보는 사람이 먼저 하면 된다. 청소를 해주시는 분들께도 먼저 인사한다. 일을 도와주시는 직원분들께도 먼저 인사한다. 이러한 나의 행동들이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다. '을'이지만 을도 삶에서 베풀 수 있는 일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러한 소소한 행동들이 내 삶에 큰 힘이 된다. 다른 사람에게 에너지를 받을 수 없다면, 스스로 충전할 수 있는 이런 사소한 행동들을 내 삶에 들이니 나도 모르는 사이 삶이 충만해짐을 느낀다. 이러한 좋은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다시 선한 마음과 행동을 하게 되는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 같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서 나에게 일어난 변화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작동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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