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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부자 Dec 28. 2024

<일상>24.12.27.금요일 이른 새벽

작은 습관은 매일의 삶을 채우고, 결국 나를 만들어간다.

새벽, 낯선 호텔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호텔 특유의 공기와 냄새가 익숙하지 않았지만, 내 몸은 늘 해오던 루틴을 그대로 이어갔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깨운 뒤, 성공노트에 적어둔 목표를 읽고 다시 쓰며 의지를 다졌다. 여기에 블로그 이웃들의 새 글에 공감과 댓글을 남기며 간단히 소통을 마쳤다. 그런 다음 이른 새벽의 공기를 온전히 느껴보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문을 나서며 깊게 들이마신 찬 공기는 콧속을 타고 뇌를 지나 온몸 구석구석까지 스며들었다. 깊은 호흡과 함께 어제의 나쁜 기억들, 마음속 부정적인 생각들을 모두 내보냈다. 숨을 내쉴 때마다 새벽 공기가 내 마음의 찌꺼기까지 가져가는 것 같았다. 잠시 추위에 몸을 떨다 생각했다. “춥다.” 얼른 차 안으로 들어가 시동을 걸었다. 차 안이 데워지길 기다리며 계기판을 확인하니 영하 7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았다.


아침 해를 등지고 대구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달리며 운전석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으로 마음을 달랬다. 요즘 내 차에서 자주 반복되는 노래는 이승철의 “아마추어”. 발매된 지 오래된 곡이지만, 가사의 진솔한 메시지가 최근 들어 유독 마음에 와닿는다. 특히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모두가 같은 아마추어"라는 가사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그 구절을 따라 부르며 나 자신도 이 무대에서 여전히 배우고 성장하는 한 사람이라는 걸 되새겼다. 차가운 차 안 공기가 점차 따뜻해지듯, 내 마음도 노랫말과 함께 온기를 찾아갔다.


대구에 도착해 오전 일정을 소화하고 집으로 돌아온 시간은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싸움이 시작됐다. 정오에는 운동을 해야 했지만, 피곤함과 추운 날씨가 나를 소파로 유혹했다. “오늘 하루쯤은 쉬어도 괜찮아”라는 생각이 고개를 들며 스스로와의 기싸움이 치열해졌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시계 바늘이 12시에 가까워지자 내 몸이 자연스럽게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루틴의 힘이란 이런 것이구나, 새삼 놀라웠다.


‘하와이 대저택’이라는 영상을 틀고 실내자전거에 올라탔다. 오늘 영상은 월리스 와틀스의 책 “부는 어디서 오는가”의 내용을 다뤘다. 성공학의 고전이라는 책은 단순한 접근법으로 부의 본질을 설명하고 있었다. 영상에서 마음에 새긴 가르침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목적은 생존이 아닌 발전이다.  

    진정한 부는 내가 열망하는 것이 잠재의식에 각인될 때부터 갈망해야 한다.  

    적당히 하지 말고 틀을 벗어난 "더 한다"라는 사고를 가져라.  

    하고 싶지 않은 일과 타협하지 말고 "더 노력"하라.  


페달을 밟으며 몸과 마음에 긍정의 에너지가 스며들었다. 1단에서 5분, 2단에서 30분, 3단에서 7분, 다시 1단으로 5분. 온몸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땀이 팬티까지 적실 정도로 흘렀을 때, 몸속에 있던 노폐물들이 모두 빠져나간 듯한 상쾌함이 찾아왔다. 샤워를 마치고 책상에 앉아 다시 책을 펼쳤다.


요즘 읽고 있는 “철학의 쓸모”는 철학에 대한 나의 개념을 한층 더 깊게 만들어주었다. 독서 속도가 빨라졌지만 이 책은 이해를 위해 천천히 읽으며 곱씹었다. 완독 후 철학이라는 주제를 더 넓게 바라보게 되었음을 느꼈다. 책 리뷰를 정리하면서, 나 스스로가 성장하고 있다는 실감을 다시금 했다.


저녁에는 가족을 위해 삼계탕을 준비했다. 차가운 날씨 속 가족 건강을 생각하며 대한민국의 요리 선생님, 백종원의 레시피를 참고했다. 정성껏 끓인 삼계탕은 닭 세 마리로 온 가족이 배부르게 먹을 만큼 충분했다. 집안에 퍼지는 닭 익는 냄새에 퇴근한 아내와 막내아들이 환호하며 들어섰다. 식탁에 앉아 울산 출장을 다녀온 이야기, 아내가 직장에서 겪은 소소한 일들을 나누며 오늘 하루를 함께 마무리했다.


문득 시계를 보니 10시를 조금 넘긴 시간. 오늘은 2024년 마지막 금요일이었다. 한 해 동안 늘 술 약속으로 불금을 보냈던 우리 부부가 올해는 알코올 없이 일찍 잠을 청하고 있었다. 이런 변화는 스스로 만든 긍정적인 전환이었고, 이 변화가 가져다준 내 삶의 변화를 자랑스럽게 느꼈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확신했다. 작은 습관은 매일의 삶을 채우고, 결국 나를 만들어간다. 새벽 찬 공기부터 가족과의 따뜻한 저녁까지, 오늘도 그 힘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 나 자신에게 무한한 칭찬을 보내며, 감사와 만족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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