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정보 홍수 속에서 뇌가 지쳐가는 이유

우리는 왜 더 많은 정보를 알면서도 더 피곤할까?

by 덕배킴

인터넷은 우리에게 모든 정보를 열어주었습니다.

스마트폰 하나면 뉴스, SNS, 영상, 메시지가 동시에쏟아집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점점 더 피곤해지고집중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뇌의 에너지 사용 방식에 있습니다.

뇌는 마치 고성능 컴퓨터처럼 작동하지만, 배터리 용량은 제한적입니다.

문제는, 우리는 그 제한된 에너지를 끊임없이 쪼개 쓰고 있다는 겁니다.


뇌는 에너지를 어떻게 쓰는가?


인간의 뇌는 전체 체중의 2%밖에 되지 않지만, 기초 에너지 소비량의 20%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만큼 뇌는 집중, 의사결정, 문제 해결에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특히 새로운 정보를 처리할 때는 뇌의 전전두엽이 활성화되면서 에너지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 평균 3만 5천 번의 결정을 내립니다.

이 중 대부분이 디지털 환경에서 일어납니다.

SNS 알림 확인, 뉴스 클릭, 동영상 시청 여부 같은 작은 선택이 모여 뇌를 소모시킵니다.


이 현상은 인지 부하(Cognitive Load)라고 부릅니다.

즉, 뇌에 들어오는 정보가 많을수록 처리 용량이

넘쳐나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피로가 심해집니다.


멀티태스킹은 능력이 아니라 뇌의 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멀티태스킹을 잘하는 게 유능한 사람의 특징이다.”

하지만 뇌과학은 정반대의 답을 내놓습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멀티태스킹을 자주 하는 사람일수록 집중력이 떨어지고, 작업 전환 속도가 느려집니다.

왜냐하면, 뇌는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빠르게 전환하며 각각의 작업을 처리하는데, 이때마다 에너지가 낭비됩니다.


이 비용을 주의 전환 비용(Switching Cost)이라고 합니다.

작업을 바꿀 때마다 뇌는 맥락을 잃고, 다시 회복하는 데 에너지를 씁니다.

결과적으로, 뇌는 하루 종일 뛰지만 성과는 떨어지고, 피로는 깊어집니다.


정보는 늘어나는데, 뇌는 그대로다


매일 아침 뉴스 알림, 점심시간 SNS, 퇴근 후 영상 플랫폼.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만 개의 정보 자극을 받습니다

하지만 뇌의 정보 처리 능력은 진화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 격차가 정보 피로(Information Fatigue)의 본질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 보고서에서

디지털 과부하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가 현대인의 가장 큰 정신건강 위협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이 피로는 단순히 정신적 문제가 아니라,

수면 질 저하, 집중력 붕괴, 생산성 하락으로 직결됩니다.


뇌를 지키는 정보 관리 전략


정보를 끊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정보가 뇌를 지배하지 않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뇌를 위한 정보 관리 3단계입니다.

1. 선택적 차단

모든 알림을 허용하는 것은 뇌를 파괴하는 지름길입니다.

불필요한 앱 알림을 제거하고, 이메일은 하루 2회만확인하세요.

2. 집중 시간 확보

하루 최소 90분은 완전한 ‘무알림 구간’을 설정하세요. 이때는 작업에만 몰입하고, SNS나 메시지는

나중에.

3. 정보 단식(Digital Fasting)

하루 중 30분 이상은 의도적으로 스마트폰과 떨어져 있으세요. 가장 쉬운 방법은 식사 시간, 산책 시간에 스마트폰 금지입니다.


결론: 뇌에게 여유를 주는 기술


정보는 무한하지만, 뇌는 유한합니다.

뇌를 혹사시키는 환경에서 벗어나려면, 의도적인

설계가 필요합니다.

스마트폰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뇌의 에너지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움직이지 않는 몸이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지’, 그리고 왜 운동이 뇌 회복의 핵심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단 10분이라도 알림을 끄고 뇌를 쉬게 해보세요. 당신의 집중력은 그 10분에서 시작됩니다.

keyword
이전 02화스마트폰이 뇌에 미치는 3가지 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