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사기꾼이 너무 많다

by 천경득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범죄가 뭘까?

범죄 통계에 따르면, 사기가 제일 많다.


카페에서 테이블 위에 노트북을 두고 화장실을 다녀와도

노트북을 훔쳐 가지 않는 나라라고 자화자찬하지만,

반면에 사기꾼은 겁나게 많다.


100명 중 1명꼴로 사기를 당한다.

심지어 사기 범죄율이 OECD 국가들 중 1등이다.


도둑들이 전부 사기꾼으로 전업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곧 봄이고, 이사 철이다.


우리나라 가구의 절반 정도가 집이 없다.

대부분 전세보증금이 전 재산이다.


빌라 293채, 180억 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세 모녀 전세 사기 사건

4명의 피해자가 목숨을 끊은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전세 사기 사건


'빌라왕'을 검색하면, 이럴 수가, 빌라왕이 한 둘이 아니다.

'빌라왕'이 천지삐까리인 나라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세사기 피해 기사들이 보도된다.

깡통전세와 전세사기가 너무 많다.

전세보증금을 날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도대체 왜 그럴까?


물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이 사기꾼들의 기묘한 수법을 당할 재간이 없다.

사기꾼들이 전문가보다 관련 법을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법을 연구해 약점을 찾아내고, 작은 허점을 노린다.


반면 전세를 구하는 사람은 사기꾼만큼 법을 알기가 어렵다.

사기꾼처럼 하루 종일 그것만 연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그게 전부일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왜냐하면,

최소한의 것만 알고 지켰어도,

99.9%의 경우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불가항력이라고 할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법의 맹점을 이용한 전세사기는

사실 0.1% 밖에 안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받는 상담 중 하나가 전세보증금 관련 상담이다.

도대체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모르는 것이 아닐까?


각종 포털과 사이트에는 전세 및 주택임대차와 관련된 정보가 넘쳐난다.

대부분 변호사나 법무사, 부동산 중개사의 광고와 결합되어 있다.

말도 안 되는 과장도 많고, 너무 교과서적이어서 알아듣기도 힘들다.

그리고, 너무 중구난방이다.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한편으로는 이해를 할 수 없다.


그냥, 생각난 김에 한 번 정리해 본다.


또 하나의 쓸데없는 글을 덧붙이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된다.


엄격한 법률적 정의가 아니더라도, 다소 거칠고 러프한 의미가 되더라도,

가급적 법률 용어 사용을 지양하고, 일상의 말로 대화하듯 쉽게 써 보겠다.


우리의 전세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최소한으로 알아야 할 핵심 사항만, 너무 길지 않게, 간결하게,

전세를 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쓴다.


일반론은 다른 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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