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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이 곱게 피었구나

by 힐링작가 김영희

한꺼번에 꽃사태를 이루는 봄꽃들이 서로 나 좀 보아 달라는 듯 저마다 고운 자태로 피어난다.


어제는 빨간 복숭아꽃에 홀렸는데 오늘 산책길에선 자목련이 막 꽃망울 터뜨린 고운 자태로 내 발길을 멈추게 한다.


한국에서는 목련꽃이 식목일 지나서부터 4.19 무렵에 피는 걸 보곤 했었다. 여기 달라스의 봄은 일찍 오고 짧다. 이 짧은 봄에 피어나는 봄꽃들을 부지런히 눈으로 보고 가슴에 담는다.


모교 캠퍼스 정문에서 본관으로 들어가다 보면 갈림길에 목련나무가 서있다. 4.19 무렵쯤 흐드러지게 피던 백목련을 볼 때마다 "목련꽃 피는 언덕에/ 벨테르의 편질 읽노라./ 아아~~" 목련꽃노래를 흥얼거리곤 했었다.


산책길에 피어있는 자목련꽃을 보니 옛 친구들 생각이 난다. 친구들과 다시 그 캠퍼스를 거닐어 보고 싶다.


봄을 싣고 온 꽃도 실컷 보고 봄 향기도 맡으니 오늘 하루 복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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