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고민은 때론 독이다
자기계발서를 읽어보면 데드라인 효과에 대한 내용이 자주 나온다. 나는 이 효과를 몸소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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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P 1. 데드라인이 초인적인 힘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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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 심사 발표 일정이 잡혔다. 논문 작성과 발표자료 작성 등 준비해야 할 게 산더미처럼 쌓였다. 특히 논문 작성과 발표자료 작성은 직장에서 일을 하고 퇴근 후 매일 밤 작성을 하다 보니 생각보다 더디게 흘러갔다. 그런데 이때 빨리빨리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더 멋진 자료를 만들지 고민하고 구상하는 데 시간을 헛되이 보냈다. 어떻게 발표자료를 멋지게 만들지? 구성은 어떻게 하지? 디자인은 어떻게 할까? 고민만 하다 보니 정작 자료 만들기는 거의 못 했다. 그러다 막상 1주일 정도 데드라인이 남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러다 정말 큰일 나겠다.' 무작정 만들기 시작했다. 디자인이나 멋진 자료를 만들기 위한 고민보다는 먼저 완성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하루에 수십 페이지씩 자료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논문이야 이미 출판된 논문이 있으니 일단 복사 붙여 넣기로 학위 논문 초안을 만들었다. 발표자료도 양식이나 형식 고민 없이 논문에 사용했던 그림 위주로 붙여 넣었다.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자 초인적인 힘이 발휘되면서 새벽 시간에 정신없이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결과 발표자료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던 것 같고 논문도 초안을 완성해서 성공적으로 발표를 마쳤다. 이때 느낀 점은 너무 많은 고민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거다. 대학원에 있다 보면 특히 풀타임 학생들은 온종일 실험실 책상에 앉아서 연구를 하다 보면 시야가 매우 좁아지기 마련이다. 자료에 사소한 선이나 글자 하나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세상에 이게 전부인 양 고민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계획 세우기도 중요하지만 그 후에 고민하지 말고 초안을 완성하는 게 중요하다. 자신만의 데드라인을 타이트하게 잡고 데드라인 이펙트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나의 경우 박사 과정을 하며 구글 캘린더에 항상 오늘 할 일을 적는 습관이 생겼다. 이때 생각보다 무리한 일의 양을 적는다. 그러면 의외로 불가능해 보였던 양의 일도 끝내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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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P 2. 고민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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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라인 이펙트의 연장선상에 실행력이 있다. 당시 세 번째 논문 작성을 위해 너무 많은 고민을 했다. 수학적 모델링을 수립하기 위해 몇날며칠을 낑낑댔다. 고민만 깊어지고 결과물은 없었다.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흘러 1달이 훅 지나갔고 초기에 공부한 어렴풋한 이론은 더 이상 명확해지지 않았고 머릿속만 복잡한 상태가 되었다. '이러다 정말 큰일 나겠다.' 무작정 노트북을 열고 머릿속 내용을 프로그래밍하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무작정 입력하고 대충 완성된 프로그램을 실행해 보니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프가 나왔다. 그렇게 우선 실행을 하고 보니 다양한 문제를 발견하게 되었다. 명확하지 않았던 내용들이 정리되기 시작했고 문제점들을 수정하면서 모델링을 완성했다. 그 과정에서 무작정 고민만 할 때는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들도 발견했다. 완벽을 바라고 고민만 하다가는 결코 완벽한 상황이 오지 않았을 거다. 얼떨결에 완벽한 구상이 된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서 실행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어렵게 어렵게 실행까지 했다고 치면 어떨까? 실행을 해보면 그동안 고민 선상에 없었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막 발생한다. 그때는 이미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비한 상태고 시간도 너무 흘러버린 상태일 수 있다. 그렇게 포기하고 말 수 있다. 지금 이 글도 머릿속에 대충 구상하고 적기 시작했다. 구상만 하다가는 시간만 가고 결코 완벽한 구상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일단 적고 초안을 완성해 보려고 한다. 학위 과정에서는 이런 실행력이 중요하다. 고민을 그만하고 실험하고 모델링하고 부딪히며 직접 겪어 보는 게 어떨까? 그러다 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도 발견하고 훨씬 효율적인 연구와 학위 과정을 진행할 수 있을 거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수님께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교수님은 말씀하셨다. "이건 좀 어려울 거야. 하지만 어렵다고 안 하면 안 되지. 그럴 때는 어떻게 하면 되느냐면 일단 머리에 때려 박어!" 고민하지 말고 일단 머리에 때려 박고 실행하고 문제를 찾고 수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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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고민은 때로 독이 된다. 나의 경우 완벽한 구상 멋진 발표자료는 허상이었다. 데드라인은 초인적인 힘을 만든다. 타이트한 일정을 스스로 잡아보자. 일단 실행, 완벽은 나중에. "머리에 때려 박고" 부딪히자. 계획의 80%가 완성되면 실행하자. 실행하면서 나머지 20%를 채워라. 고민보다 실행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