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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아침

by 박수진

ⓒ 작은 숲 (박수진)




매일 아침 나는 그린 주스를 만든다. 케일 몇 잎, 바나나 하나, 그리고 사과 한 개.


믹서기에서 재료들이 뒤섞일 때 나는 잠시 멈춰 그 소리를 듣는다. 생기 넘치는 재료들이 서로 부딪히고 어우러지며 하나가 되는 소리가 나에게는 하루를 살아갈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케일의 짙은 초록은 자연이 준 선물 같다. 때론 쌉싸름한 맛이 입안을 지배하지만, 그 쌉싸름함 마저도 익숙해졌다. 바나나는 달콤함을 더해주고, 사과는 신선함과 약간의 산미로 균형을 잡아준다. 채소와 과일 셋이 만나면 단조로운 아침이 특별한 리추얼로 바뀐다.


아침에 그린 주스를 마실 때마다 나는 내 몸이 정화되고 새로워지는 신선한 느낌을 받는다. 마치 무겁던 마음을 씻어내고, 내 안의 공간이 맑아지는 것만 같다. 작은 컵 속에는 건강뿐 아니라 자연에 대한 감사와 하루를 잘 살아내겠다는 나의 다짐이 담겨 있다.


오늘도 케일, 바나나, 사과를 넣은 그린 주스를 마시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내일도 이 순간을 이어가야겠다고 다짐한다. 소소한 작은 변화가 쌓여 나의 삶의 색을 더 초록빛으로 물들일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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