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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공허한가?

알베르 카뮈의 <행복한 죽음>을 읽고

by 하루

우리는 왜 공허한가?

‘월라벨(Work-Life Balance)’,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처럼 감각적인 일상을 통해 행복을 누리려 애써보지만, 문득 돌아서면 마음 한구석이 여전히 텅 빈 듯 느껴집니다.

왜일까요?

카페 투어를 다니고, 맛집을 찾아가며, 오픈런으로 귀한 물건도 구입해 보지만, 그것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약간의 시간과 노력만 들이면 누구나 쉽게 누릴 수 있는, 소비 중심의 행복이기 때문은 아닐까요?

『행복한 죽음』의 알베르 카뮈는 행복한 삶을 위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행복은 긴 인내와 의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속에는 눈물의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

눈물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슬픔의 눈물, 그리고 감격과 성취에서 나오는 기쁨의 눈물.

첫 번째 감정은 실패나 실연아픈 경험에서 느낄 수 있는 눈물이라면, 두 번째 눈물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진정한 몰입과 노력이 있을 때 비로소 찾아오는 귀한 선물과도 같은 감정입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유행처럼 특정한 장소, 물건, 감정에 우르르 몰려다니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행복은 유행 속에서가 아니라, 나만의 유니크함이 주는 만족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유행에 기대어 위로를 얻기도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의지와 인내의 시간을 공들인 결과는 몰입이라는 특별한 경험으로 이어지고,

그 순간 우리는 고통조차 감내할 수 있는 충만한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인내 없이, 고통 없이 얻는 행복은 너무도 쉬워 보여 성취감이 부족합니다.

그저 주어진 즐거움은 진정한 행복이라기보다는 잠깐의 기분 전환일 뿐입니다.

나 역시 한때는 소확행을 좇기도 했습니다. 커피 한 잔, 예쁜 그릇, 감각적인 소품 속에서 위안을 찾고자 했지만, 그 공허함은 쉽게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올해 여름, 저는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POD책 출간, 그 몰입의 순간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 완성도 높은 문장을 향한 고민 속에서 매일을 치열하게 보냈습니다.

처음엔 투박했던 문장들이 점차 다듬어지고, 한 편 두 편 완성된 글이 쌓여갈수록, 나도 모르게 몰입의 세계로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글쓰기를 통해 나의 인연, 가족, 상처를 다시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몰입의 과정은 참 이상했습니다.

고통과 행복이 동시에 밀려오는 체험이었습니다.

의자에 너무 오래 앉아 허리가 아파도, 고통을 잊은 채 하루 10시간을 글을 쓰던 제 자신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탈고를 마친 지금,

저는 어떤것도 원하는 것이 없을 만큼, 진짜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충분히 애썼고, 미련 없이, 후회 없이 나의 의지와 열정을 다 쏟아부었습니다.

그 결과로 얻은 책 출간이라는 경험은, 제 인생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행복한 감정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단지 한 권의 책이 아니라,

진짜 행복이란 무엇인지 몸으로 직접 느낀 몰입의 세계였습니다.

『행복한 죽음』은 ‘행복한 삶’을 위해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 책이었습니다.

카뮈는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삶의 진정한 충만함과 행복을 강조했습니다.

진짜 행복은 어쩌면, 고통의 끝에서 몰입으로 이어지는 자신을 만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여러분도 자신의 노력과 인내의 시간으로,

몰입을 통해, 잊지 못할 행복한 경험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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