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면, 시대에 맞게 변화하여 성장하는가
난 맥모닝을 좋아한다. 싼 값에 간편히 요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침 일찍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식당 대부분 문을 닫은 그 시각에도 주린 배를 채워줄 수 있어서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도 길을 나서다 맥모닝이 생각나서 들렀다. 8시가 좀 넘은 시각.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자리를 잡고 햄버거를 기다리는데 무엇인가 낯선 풍경에 고개를 들어 둘러보았다.
대략 12팀, 서른 명 넘게 보인다. 혼자 앉아있는 3명을 빼고는 모두 시니어세대(나를 기준으로 이모, 삼촌, 큰 형님벌 정도 되는)이다. 당장 평균연령을 낸다면 60은 되어 보인다. 맥도날드에 장년들이라. 몇 가지 생각이 든다. 햄버거는 더 이상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 맥도날드도 설립된 지 80년(1955년 설립) 되었으므로 같이 연로해지는걸까. 맥도날드가 그렇게 마케팅을 했는지 모른다.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식이라고. 워런버핏도 햄버거를 좋아하듯, 우리나라 연로하신 분들도 저항이 많이 사라진 듯하다.
고령화사회가 되면 경제가 침체된다는 것은 기우일 수 있다. 베이비부머세대인 지금의 시니어들은 가장 부유한 세대라고 한다. 심지어 자녀세대들 보다.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들은 가장 숫자도 많고 재산도 많이 축적되어 있는 데다 풍요로운 경제를 만든 주역들이기 때문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데 인색하지 않을 것 같다. 경제력 있는 노인들일수록 사회생활이 늘어난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 줄어드는 지금의 청년층 소비를 이들이 충분히 채워주지 않을까 한다.
혼밥은 더 이상 외톨이의 창피한 모습이 아니다. 나도 혼자 왔지만 아무렇지 않다. 여기서 글도 쓴다. 나처럼 혼자온 사람은 7-8명은 되어 보인다. 나를 빼고 3명은 아까말한 시니어세대이다. 그들은 식사만 하려고 온 것은 아닌 것 같다. 책을 보거나 무선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다. 공부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혼자만의 장소로 여기를 택하는 것이다. 요기도 하고 커피의 여유로운 시간도 보내면서 말이다. 혼자 하고 싶어 하는 고객을 경제는 놓칠 리 없다. '혼자의 경제'가 더욱 성장할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사이, 주 고객층이라 생각했던 초등생이 아빠와 같이 왔다. 글을 마무리하는 지금까지 아이는 그게 마지막이다. 과거의 익숙했던 모습은 더 이상 평범한 모습이 아니다.
2025. 2. 16. 어느 맥도날드 가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