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워킹홀리데이 - Step 14
유익한 한 달을 보내려면? 이 질문에는 매우 많은 대답을 할 수 있겠지만, 나라면 총 네 가지로 요약을 해 볼 수 있겠다. 바로 주거, 생활, 구직과 워킹홀리데이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다.
먼저 주거는 정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사는 곳이 안정되어야 그다음 이야기들을 안정적으로 그려낼 수가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지난 6화에서 깊게 다루었으므로 여기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주거와 함께 또 중요한 것은, 주거지에서의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게 뭐가 다르냐? 하겠지만 단순히 집이 있다는 것과 집에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집에서 의식주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어떤 루틴을 만들고 어떤 일상의 행복을 찾을 것이냐를 다뤄보자.
한편으로는 이제 슬슬 구직 걱정을 해야 한다. 캐나다의 구직 문화는 한국과 매우매우 다른데, 이 점에 대해서 알아보고 상황에 맞는 전략을 잘 짜야한다.
구직까지 어느 정도 방향성을 잡았다면 워킹홀리데이의 방향성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 보는 것도 좋겠다. 이거야말로 장기적으로 당신의 삶을 결정할 아주 중요한 것이다.
● 생활 시작하기
생활의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의식주를 해결하고, 일상의 루틴을 구축하고, 낯선 곳에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아래와 같다.
1) 의를 통제하자
일단 가져간 의류로 최대한 해결을 보는 게 좋다. 캐나다에선 뭐 하나 사려면 돈이, 그것도 한국 대비 꽤 많이 나가며, 보통 의류는 없어서 그렇게까지 문제 될만한 수준의 것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물론, 한 계절 옷만 잔뜩 갖고 왔다면 충분히 문제일 수 있으며(...) 이 경우엔 장기 숙소를 잡는 대로 빨리 한국에서 택배를 받자.
진짜 문제는 현지에서 되게 필요한데 한국에서 까먹었거나 좋은 걸 살 수 없었던 경우다. 예를 들면, 겨울용 방한 장화 같은 것은 한국에서 좋은 물건을 구하기 쉽지 않은데,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캐나다에서는 널리고 널린 게 이런 류의 신발이다. 이런 것은 그냥 눈 딱 감고 지르는 게 좋다. 많이 파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2) 식은 직접 해결해 보시는 게?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나가서 사 먹으려면 흉악하게 비싸다(...) 심지어 그게 엄청 맛있지도 않다. 어차피 맛없을 바에야 먹을 건 직접 만들어서 먹는 게 최선일 수 있다.
일단 가장 먼저 생각할 건 빵과 고기다. 주변 어느 마트를 가나 식빵, 햄버거빵, 핫도그빵, 도넛, 머핀 정도의 빵과 각종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팔 것이다. 또 파스타와 소스 역시 거의 모든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물건 중 하나다. '맛있는' 음식까진 아니겠지만
혹시나 한식이 그리워진다면 근처의 아시안 마트를 찾아봐도 좋다. 대도시에서 워킹홀리데이를 시작하는 경우 다운타운에 반드시 한인 마트가 최소 하나는 있고(인구 2~30만 명대인 핼리팩스나 새스커툰에도 있다. 토론토, 몬트리올, 밴쿠버 같은 곳은 다운타운이 아니라 구역마다 하나씩 있는 수준이다), 한인 마트가 없다면 최소한 중국계가 운영하는 동아시아 음식 마트는 근처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건 다 대도시에 해당하는 얘기고 시골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견뎌라. 어쩔 수 없다. 당신의 지역에 마트라도 하나 큰 게 있다면 그거라도 다행일 것이다.
3) 주를 따뜻하게
추울 수 있다. 겨울이고, 밴쿠버 인근이 아니라면 꽤나 혹독한 추위를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따뜻한 이불을 사는 데 돈을 아끼지 말자. 감기 걸리면 나만 힘들다. 이외에도 편안한 잠자리는 일상생활의 질을 굉장히 크게 좌우하므로 여기엔 돈을 안 아끼는 게 좋을 것이다.
별개로, 캐나다에 있는 대부분의 콘도는 중앙 집중식 난방 시스템을 갖고 있고, 개별 하우스도 방마다 뭔가 온도를 조정할 수 있다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온도는 고정되어 있고, 내가 맞춘다고 생각하자.
4) 풍성한 생활을 위하여
여유가 생겼다면 주변을 좀 둘러보자. 주변에는 돈 없이도 즐길 만한 것들이 많다.
먼저 운동을 시작해 보자. 거창한 게 아니라, 주변을 뛰는 거라도 괜찮다는 거다.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고, 길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미 뛰고 있다. 또 운동 시설이 포함된 콘도에 산다면 거기도 방문해 보자. 공짜인데 이용하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
도서관은 굉장히 중요한 시설 중 하나다. 굉장히 다양한 문화 행사를 무료로 개최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경우 캐나다에서는 꽤 귀한 공짜 와이파이가 있으며(...) 급할 때는 화장실이 되고(.........) 지역 소식 같은 걸 알게 되는 창구이기도 하다.
공원도 한 번 걸어보자. 캐나다가 한국보다 확실히 낫다 싶은 점은 자연일 거고, 그중에서도 도심지 한복판에조차 공원이 있다는 거다. 의자에 앉아서 햇볕 쬐고, 돗자리 깔고 앉아서 이야기 나누고,
이외에도 지역별로 여러 특색 있는 것들이 으니, 주저하지 말고 앞장서서 이용해 보자.
● 구직 전략 세우기
밥벌이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당장 돈이 없으면 오늘 저녁을 먹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캐나다는 한국과 구직 문화가 굉장히 달라서 이 점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 이번 화에선 구직 문화에 대해서 공유해 보도록 하겠다.
1) 나의 구직 목표는?
캐나다 워킹홀리데이에서 뭘 얻어가고 싶으냐에 따라 구직의 방향과 방식, 난이도는 굉장히 크게 달라질 수가 있다. 일단 '누가 운영하느냐'에 따라 난이도 차이가 크게 난다.
- 한인 운영 가게/회사: 난이도는 제일 낮다. 일단 한인, 최소한 한국어 가능자를 구하는 경우가 많아서 경쟁자가 매우 적고, 적응도 빠르다. 다만 여러 이슈가 있을 수 있다.
- 로컬 파트타임: 한인이 운영하는 곳보다는 쉽지 않으나 그래도 도전해 볼 만은 하다. 그러나 아무래도 영어 실력이 낮다면 살아남기 어렵고, 당신보다는 항상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우선이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 로컬 풀타임: 이건 워킹홀리데이 참여자 신분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현지에서도 먹힐 만한 기술이나 지식이 있다면 도전 자체는 해볼 수 있다. 아래 언급되는 내용을 살펴보자.
또, 어떤 직무를 구하느냐에 따라 구직 난이도 역시 크게 달라진다.
- 캐셔/서버/바리스타: 소위 말하는 워킹홀리데이 3대장. 항상 구인이 일정 수준 이상 있는 일이기도 하다. 다만, 한인 잡이 아니라 로컬을 노린다면 생각보다 어려울 수도 있음을 기억해 두면 좋다.
- 생산직/창고직: 이 역시 생각보다는 구인이 많고, 임금도 기본적으로 위의 직무들보다는 높은 경우가 많다. 다만 팁을 받는 업종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다면 큰 차이도 없으며, 기본적으로 물리적인 노고가 엄청 들어간다는
- 사무직: 끝판왕. 위의 정보와 종합해 봤을 때 로컬 사무직 풀타임은 워킹홀리데이 참여자로서는 거의 꿈의 영역에 가깝다. 하지만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닌데, 아래 내용을 참조해 보자.
2) 캐나다의 구직 문화
캐나다는 한국의 '공채'문화와 굉장히 다른 채용 문화를 갖고 있다. 사실 캐나다가 한국과 다르다기보단 한국이 좀 특이한 경우에 속한다. 캐나다나 미국, 유럽은 비슷한 채용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아래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한국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해당하는 것으로 각각 레쥬메(Resume)와 커버 레터(Cover Letter)가 있다. 딱히 정해진 양식이 있는 건 아니고, 적당한 양식에 맞추어 깔끔하게 쓰면 된다. 구직자는 구직할 때 매니저에게 이 두 가지를 제출하면 된다. 다만 커버 레터는 굳이 요구하지 않는 곳도 꽤 많다. 그런데... 과연 공채가 없다면 구직을 어떻게 할까?
- 추천 채용 및 검증 문화
물론 '공개채용'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그런데 여긴 내정자가 있는 경우가 꽤 많다. 왜? 공채는 돈도 많이 들고 우리 팀이랑 잘 맞을지 모르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미 회사에 있는 사람의 추천을 받는 것이다. 이를 레퍼럴(Referral)이라고 한다. 레퍼럴을 해 줄 사람이 있다면 구직을 굉장히 쉽게 할 수가 있다. 거의 한쪽 발을 걸쳐 놓고 면접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활성화된 문화긴 한데, 전 직장에서의 평판 조회를 하는 경우가 매우 대다수다. 이를 레퍼런스 체크(Reference Check) 또는 그냥 편의 상 레퍼런스라고 부르는데,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인간관계나 업무를 박살내고 나가면 나중에 매우 힘들어질 수가 있다.
- 서로를 알아가기
또한 위와 같은 문화 때문에 서로를 알아가는 문화, 소위 네트워킹(Networking)이 매우 발달해 있다. 같은 업계 종사자끼리 모이는 모임은 다반사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끼리 커피 한 잔 나누는 일도 허다하며, 일상생활에서조차 성과에 대해 토의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등 친교 행위를 한다. 그러므로, 캐나다에서 장기간 거주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건 당연하고 만나는 사람 하나하나마다 친교를 쌓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관계를 유지하는 게 좋다. 한국으로 돌아가서 다시 캐나다에 오지 않을 것이라면 상관없겠지만 말이다.
3) 구직 방법
자, 그럼 구체적으로 대체 어떻게 구직을 할 것인가? 아래 3가지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 직접 이력서 돌리기
가장 먼저 고민하게 될 방식이다. 옛날 방식 같지만 생각보다 효과적일 수도 있는데, 채용 사이트에 구인 공고 올리는 게 부담스럽거나 급한 건들의 경우에는 '우리 사업장까지 친히 찾아와서 얼굴도장 비춰주신' 후보자를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하기 때문이다. 남는 시간엔 부지런히 이력서를 돌리자.
- 채용 홈페이지 이용
가장 일반적인 건 인디드(ca.indeed.com)이며, 사무직, 기술직, 전문직을 노린다면 링크드인(linkedin.com)도 시도해 볼 만하다. 다만 후자는 구인구직 채널이라기보단 네트워킹 채널에 구인구직 기능도 딸려 있는 쪽에 가깝기 때문에, 한국에서 별다른 경력 없이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온 경우라면 아무 의미 없는 삽질만 할 수도 있다.
- 네트워킹/레퍼럴
이게 가능하다면 이미 워킹홀리데이에서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수준을 벗어난 거라고 보이긴 하지만, 아무튼 캐나다에 지인이나 아는 동료가 있다면 써볼 만한 방법이기도 하다. 자세한 건 당사자에게 문의해 보자!
● 방향성 고민하기
그 와중에, '워킹홀리데이를 내 인생에 어떻게 써먹을 것인가?'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할 것이다. 여기에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본다. 이것 이외에도 본인만의 목표가 있다면 한 번쯤 고민해 보자!
- 해외 문화 체험
이게 목적이면 정말 고민할 필요가 별로 없다. 즐기면 된다. 물론, 돈은 장담 못 하니 돈을 어떻게 벌고 일하는 시간과 노는 시간을 어떻게 분배할지를 중점적으로 고민하면 될 것이다.
- 어학 실력 향상
여기 와있다고 영어가 저절로 늘지는 않는다. 프랑스어가 목표라면 더더욱 자동적으로 늘지 않는다(...) 이 경우, 어떻게든 최대한 영어(또는 프랑스어)를 많이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 그리고 얼마나 꾸준히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느냐가
- 커리어 개척 및 영주권
해외에서의 업무 경험이 목표라면 더 복잡해진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느냐까지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원하는 직업을 얻고 거기서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이후로는 삶만 열심히 살면 되니까 오히려 조금 편할 수도 있다. 물론 그 첫 과정은 매우 어렵겠지만 말이다.
여기에 영주권이 목표라면 좀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어떤 영주권 신청 루트를 노리고 어떤 커리어를 밟을지, 어떤 게 유리하고 뭘 준비해야 하는지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행운을 빈다.
● 마치며
이제 여러분의 한 달이 다 갔을 것이고, 무언가 삶이 계속 바뀌고 있는 것이 몸과 마음 양쪽에서 모두 느껴질 것이다. 건투를 빈다. 이제 두 번째 단계를 지났을 뿐이다. 앞으로도 우리 앞에 펼쳐진 세상은 엄청나게 넓고 해야 할 일은 말도 안 되게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