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악은 누가 정하는가

by 박근홍
“I’m Crying”에서도 오스티나토와 모달 하모니가 마찬가지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는 전체적인 12소절 패턴에 통합된다. 이어서 선법적인 보컬 하모니가 후렴구로서 부가된다. 이로 인해 야기되는 문화적 혼합은 리듬 앤드 블루스에서는 전형적인 것이다. 오스티나토 내부의 상호 관계는 블루노트에 상당하는 것으로 이는 선율적인 함축과 조성적인 함축 사이의 갈등에서 생기는 것이다. (리처드 미들턴, 음악학자)
에릭과 나는 “I’m Crying”을 함께 썼다. 우리는 어느 밴의 뒤에서 이 곡을 만들었다. 에릭이 가사를 쓰고 내가 곡을 붙였는데 우리는 어느 일요일 오후 노스 피어의 블랙풀에서 한 리허설에서 곡을 완성했다. 우리는 이 상태로 그대로 녹음까지 했는데, 운이 좋았던지 대히트를 했다. (앨런 프라이스, 작곡자)
록 비평은 음악에 관심을 기울인 적이 거의 없는데, 대부분의 비평가들은 사운드보다는 사회학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데이브 마시, 대중음악평론가)


사이먼 프리스가 [사운드의 힘]에서 지적한 대로 록, 그리고 대중음악에서 비평은 그야말로 인상비평 수준을 넘지 못한다. 요즘에는 양상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어쨌든 음악가, 팬, 평론가 모두 전문 음악교육을 받은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고, 리처드 미들턴의 분석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전문적인 비평이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음악가는 그래도 다르지 않을까? 학술논문에서도 동료평가는 높게 평가되니까. 30여 년간 밴드의 일원으로 활동해 온 경험에 비추어 말하자면 소리를 만드는 과정을 어느 정도 유추하는 수준까지만 가능하다. 대중음악 역시 공산품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제대로 포장이 되었는지까지만 판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개별 연주자, 특히 기타리스트의 경우 까탈스럽게 테크닉에 대해 평가하기도 하지만 전체 음악의 만듦새는 또 다른 문제다. 비틀스가 세계 최고의 록 밴드로 여겨지는 것은 초절기교 때문이 아니다.


결국 대중음악에 대한 평가는 듣기에 좋다/나쁘다로 귀결된다. 그리고 그 기준은 개인의 청취 이력과 인생 경험 - 2025년 기준으로 81억의 - 에서 비롯된다. 누구는 기술적 완성도를 높게 칠 것이고, 누구는 귀에 쏙 들어는 멜로디를 최고로 평가할 것이며, 또 다른 누구는 감동적인 가사에 꽂히는 와중에 음악 좀 들었다 자부하는 누군가는 마스터링 상태를 운운할 것이다. 누가 맞고 누가 틀렸는가?


하지만 인정욕구든, 수익 창출에 대한 갈망이든, 어떤 이유로든 간에 우리는 평가를 원한다. 음악평론가에서 유튜브 댓글러까지, 내가 생각하는 음악의 본질과 아무 상관 없는 그들의 한마디에 우리는 웃고 울며 악플을 단다.


그래서 우리는 다수결로 갈 수밖에 없다. 최대 다수의 주관이 가장 객관적이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최대 13,000여 명이 음원을 평가하는 그래미상이 대중음악을 다루는 최고의 상인 이유다. 한국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 표본 수가 최소 1,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천조국의 광활한 스케일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는 숫자다. 게다가 그 주체는 전부 음악가, 작곡가, 프로듀서이며 투표 결과는 회계법인이 집계한다고 하니 나름의 공정성을 갖추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그렇기에 매년 수상 논란이 있음에도 최고의 상으로 평가받는 것일테고.


그 대단한 그래미상의 평가 기준은 다음과 같다. ‘상업적 성과는 고려하지 않고, 음악적·기술적 성과와 예술성, 그리고 사회적 영향 등을 평가한다.’ 꼭 그래미상이 아니더라도 판매량이나 조회수는 음악 평가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모든 음악가에게 똑같은 수준의 마케팅 지원이 주어진다면 모를까. 더군다나 대중음악의 구매 요인 중 음악은 핵심적인 요소가 아니다. 그렇기에 무명 가수가 뜬금없이 멜론 차트 1위를 차지하면 놀라움과 함께 의구심이 드는 것이고.


'음악적·기술적 성과와 예술성, 그리고 사회적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냐고? 별 수 있나. 다수결로 가는 거지. 좋은 음악이라는 건 결국 나와 너, 우리가 정한다. 아니, 정할 수 있다. 많이 팔리면 좋고 아니면 어쩔 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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