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나는 꽤 웃기고 싶어 했다.
장래희망이 이야기꾼이었는지 매번 이야기를 지어냈고,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꾸며 과장되게 이야기하곤 했다. 그래서 웃겼냐고? 아니. 전혀 웃긴 사람이 아니었다.
신이 불쌍히 여긴 건지, 나한테 꽤 웃긴 에피소드가 자주 일어났다. 그 일들이 일어나고, 겪어가는 과정이 나에게는 꽤나 진지했다.
첫 시작은 일기다. 엄마가 동생과 내 일기를 몰래 읽고서 박장대소하는 바람에 나한테 들켜버렸다.
제목은 "소시지 구출 대작전" 왜 웃었는지 모르겠지만 엄마가 눈물 나게 웃었던 건 기억난다.
일기 내용은 내가 집안 누군가 몰래 소시지를 먹으려고 숨겼던 진땀 나는 과정에 대해 썼던 것 같다.
이후 학창 시절에는 활동적인 사람도 아니었고, 딱히 재주도 없었는데 항상 오락부장을 도맡았다. 오락부장으로서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운동회. 문제는 이때도 역할 수행을 잘 한적 없다. 그냥 웃긴 사람이라서 달아준 걸까?
그렇다고, 나에게 웃긴 에피소드들이 학창 시절부터 우수수 쏟아져 나오진 않았다.
20살. 그때부터 길만 걸어도 이야깃거리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