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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디자이너로 살기.

나만의 디자인을 채워나가는 순간들.

by 이수 E Soo

한국에서 비주얼 디자인을 전공하고 과장으로 일하다가, 캐나다에서 Interactive Media Design을 전공했다.

대학 교수님의 추천으로 인턴십을 마친 뒤, 지금의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자주 가는 이탤리언 마켓에는 늘 잡지가 놓여 있었다.

그 잡지의 디자인, 사진, 레이아웃, 폰트, 그리고 글의 조화가마음에 들어 일부러 찾아가 한 권씩 집으로 가져오곤 했다.

대학 졸업 후, 회사에 지원하기 위해 이곳 사람들이 이용하는 플랫폼을 살펴보다가,
내가 관심 있던 지금의 회사에서 시니어 그래픽 디자이너 채용 공고를 발견했다.

처음엔 주저했고, 놀랐고, "난 안 될 거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되든 안 되든 면접 연습이라도 해보자. 그런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 지원했다.


며칠 뒤, 메시지를 받았다.
전화 인터뷰를 거친 후, 최종 면접이 있을 거라는 소식이었다. “아! 내가 이 회사에 면접이라니?" 떨림과 울림이 온몸을 감쌌다.

회사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관심 있어했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회사였기 때문이다.


전화 인터뷰에서는 내 포트폴리오 작업물에 대한 상세한 질문이 이어졌다.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했는지,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는지, 그리고 작업에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

포트폴리오 중 몇 가지를 선정해 질문을 받았고, 나는 그에 대해 세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며칠 후, 대면 면접 연락을 받았다.


오너는 이미 나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채용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아마도 내 작업이 지금의 회사와 잘 맞았던 것 같다.

면접과 동시에 출근 날짜를 조율했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뛰는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우연히 눈에 들어왔던 한 권의 잡지, 마치 수집하듯 집으로 가져왔던 그 잡지. 그리고 지금, 내가 이 회사에 출근이라니..

이것이 단순한 우연인지, 아니면 인연인지.

어쩌면, 캐나다에서 시작하는 나의 새로운 디자이너 삶은 이미 이곳을 향해 흐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매일 다른 디자인을 한다.

하나도 똑같지 않은 글과 사진들, 그리고 레이아웃과 칼라.

아무것도 없는 하얀 페이지에 나만의 디자인을 채워나가는 순간들. 그 시간들이 나를 매일 설레게 한다.

Soo+

포트폴리오 메인화면과 작업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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