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눈꽃 트래킹

실패 ㅠㅠ

by 고마리

2025년 설 연휴에 가족 행사가 있어 하이원에 갔다.


겨울 하이원에 갔지만 사실 요즘 보드나 스키도 안 당겨서 딸이랑 물놀이 말고는 할 게 딱히 없어 워터파크만 내내 가야 하나 걱정을 했다.

그러나 이게 웬걸~ 무려 5시간이나 부모 없이 아이들끼리만 놀고 저녁까지 주는 키즈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러나 초등학교 이상이 대상자 였다. ㅜㅜ 그래도 혹시나 해서 문의해 보니 예비 초등학생도 된다는 ㅎㅎㅎㅎ

잽싸게 등록하고 하늘을 보니 눈이 많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우헤헤헤헤헤헤

왜 기분이 좋냐고?
우리나라 눈꽃 트래킹 중 손꼽히는 코스 중 하나인 운탄고도길이 근처에 있고 그 길과 연결되는 하늘길 트래킹 코스 출발지가 마침 키즈프로그램 하는 곳이었다 ^^

이럴 때를 대비해서 마침 등산 용품을 챙겨간 상황이라 아이젠에 스틱 챙기고 혹시나 딸아이에게 뺏길까 봐 소시지도 하나 몰래 감추어서 즐겁게 출발지로 갔다.

출발지 고도가 1300 미터여서 등산 이랄것도 없이 거의 평지를 룰루랄라 눈꽃 구경하며 홀로 트래킹을 할 생각에 입이 조커가 되어 있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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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아직 키즈프로그램 시간은 남아 있어서 화장실도 갈 겸 주변을 살피고 다녔다.

처음 가보는 길이고 눈이 많이 오고 있어 들머리가 안 보여서 근처 직원분께 여쭈어 보았다..


나 : 안녕하세요? 둘레길 1코스 진입로가 어디일까요?

직원분 : 네?

나 : 트래킹 코스가 있다고 해서요.

직원분 : 눈이 이렇게 오는데요?

나 : 네 둘레길 잘 되어 있다길래 트래킹 하려고 왔습니다.

직원분 : 안 돼요 안돼!

나 : 혹시 통제되었나요?

직원분 : 그런 건 아닌데 지금 가면 안 돼요~

직원 어른 : 뭔 일이래요?

직원분 : 이 분이 지금 산에 가신대요~

나 : (여기가 이미 산인데...)

직원 어른 : 고객님 안 돼요~ 제가 이 산 자주 다니는데 며칠째 눈을 안치원서 절대 몬가 안돼 안돼 쩌그 가면 골째기라 바람이 위로 불어서 눈이 요래오래 (오른손을 경래자세로 2시 방향과 7시 방향을 마구 왔다 갔다 하시면서) 이래이래 불어서 기본이 허벅지고 가슴까지 눈이 왔드래요. 눈이 계속 오고 맹절이라 안 치워서 몬가요 몬가~

직원분 : 위험합니다가 아니라 못 갑니다. 고객님!

나 : 아... (50% 포기)

직원 분 : 가면 조난 당해요 이런 날은 우리도 이런 날은 안 가요~

나 : 블로그 보면 눈 오는 날도 많이들 가던데...(70% 포기)

직원 어른 : 눈도 작작 와야지 너무 왔어요 눈이

나 : 아... 기대하고 왔는데... (80% 포기)

직원 분 : 만약 가신다고 하면 저희가 뒤따라 가야 해요.

나 : 네 ㅠㅠ (90% 포기)

딸 : 아빠 가면 안 된대!!!

나 : 네 가면 안 되겠네요 오늘은... (100% 포기)


결국 기대 많이 했던 눈꽃 트래킹은 포기하고 곤돌라 투어나 하고 말았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다 보니 앞이 하나도 안보이게 눈보라가 치고 있었다.


직원분들 말씀을 무시하고 만약 혼자 갔으면 딱 조난 당할 날씨였다.

저를 말려서 구해주신 직원분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