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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양념, 특별한 손님

매운 닭갈비

by rufina


손님이 오시기로 했다.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는 이야기에, 익숙지 않은 솜씨지만 정성을 다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며칠 동안 남편과 머리를 맞대고 어떤 음식을 준비하면 좋을지 고민했다.
“한국 하면 역시 쌈이지!”
남편은 자신 있게 말했다. 쌈과 곁들일 수 있는 메뉴를 고르자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처음에는 제육볶음을 떠올렸다. 하지만 연습 삼아 만들어 본 제육을 맛본 남편은 고개를 저었다.
“돼지고기 냄새가 좀 심한데...”
그 한마디에 우리는 다시 처음부터 메뉴를 고민하게 되었다.


아이디어가 필요해진 우리는 저녁 식사 후 마트에 갔다. 진열대를 따라 걸으며 식재료를 하나하나 살펴보던 중,
“닭고기로 요리해 보는 건 어때? 가격도 괜찮고 가성비도 좋은 것 같아.”
남편의 제안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 돼지고기보다 닭고기를 더 좋아했기에 흔쾌히 동의했다.

어렵게 최종 메뉴를 매운 닭갈비로 결정하니 마음이 한결 놓였다.


사실 이렇게까지 며칠씩이나 음식 하나를 두고 고민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번 손님은 조금 특별한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한국에서 노르웨이로 입양되어, 지금은 십 대가 된 두 명의 아이들.
한국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아이들에게 한국의 맛과 문화를 음식으로 전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남편과 나는, 자라나는 아이들이 즐겁게 먹으면서도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메뉴를 고르기 위해 온 마음을 쏟았다

그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바라며, 재료 하나하나를 정성껏 손질하고 양념을 더했다.


언젠가 이 아이들이 한국을 방문해 닭갈비의 매콤한 맛을 다시 마주하게 될 때,
오늘 우리가 나눈 이 식사를 떠올려주면 좋겠다.
그 한 끼가 마음속 어딘가에 따뜻한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며,
나는 정성이라는 이름의 양념을 조심스레 담아냈다.




매운 닭갈비 레시피


재료:

닭다리살 순살 900g, 쪽파, 양배추 0.3통, 우유 (잡내 제거용), 고추장 6큰술, 고춧가루 4큰술, 다진 마늘 4큰술, 진간장 4큰술, 맛술 4큰술, 올리고당(또는 꿀) 4큰술, 후추 약간, 생강가루 약간


만드는 방법:

1. 닭다리살 손질

잡내 제거를 위해 닭다리살을 우유에 30분 이상 담가둔다.

30분 후 흐르는 물에 여러 번 깨끗이 헹군다.

가위를 이용해 지방 덩어리를 제거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2. 재료 준비

양배추는 한 입 크기의 사각형으로 자른다.

쪽파(또는 대파)는 3~4cm 길이로 썬다.


3. 양념 만들기 & 재우기

고추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진간장, 맛술, 올리고당, 후추, 생강가루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닭다리살에 양념장을 넣고 골고루 버무린 후, 1시간 정도 냉장고에 재운다.


4. 닭갈비 볶기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중불에서 닭다리살과 양배추, 쪽파를 넣어 볶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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