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은 참 묘한 느낌을 준다.
이제 더 이상 젊지 않은 나이.
무언가 해냈어야 하는 나이.
이젠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
즐겁게 놀기만 하면 됐던 10대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아 즐거웠던 20대에 비해
30대는 무언가 무겁고 막힌 듯한 느낌이 든다.
마치 봄과 여름을 지나고 가을에 접어드는 것 같은?
그래서 서른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같다. 이제 지루한 일만 남은 것 같아서.
서은영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서른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사람. 아무것도 이룬 게 없어서 슬펐던 사람.
그런 서은영에게 새로운 활력을 준 사람은 동철이었다. 피동적이었던 서은영이 적극적으로 만든 인연. 서른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선택.
둘은 봄날의 햇살처럼 사랑했지만, 이내 현실의 속도와 사랑의 속도가 다르다는 걸 깨닫고, 상처받기 싫어서, 내 미래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떠났고 보냈다.
결말을 어떻게 내릴지 많이 고민했다. 계속 만났다면,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다면 어땠을까. 그들이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 동화 같은 결말도 생각해 봤지만, 내가 서른이라면, 하고 생각해 보니 나라도 그럴 것 같았다. 이젠 좀 다 갖췄는데, 그걸 다 포기할 만큼 사랑할 자신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서른은 참 재미있는 나이이다. 그들이 만약 지하철에서 서른세 살과 마흔에 만났다면 어땠을까? 과연 과외를 시작할 수 있을까? 서른이라 가능하지 않았을까? 아직 시도할 게 많은 나이. 아직 떨리는 게 많은 나이. 마흔이 된 후 돌아본 서른은, 충분히 젊었다.
이 세상 서른이 들에게 아직 늙지 않았다고, 아직 더 마음대로 해봐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쉰이 된 후에 마흔 살 마은혁을 쓰게 되면서 같은 말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보는 서른은 너무 꿈같은 시기이다. 서른을 보내고 있는, 서른을 그리워하는 사람 모두에게 힘을 얻고, 추억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이야기 이길 바라본다.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 햇살과 봄 꽃을 기다리며, 2025년, 구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