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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의식주를 따르다.

by happy daddy

#1. 새로운 보급품 다시 군생활이 시작되는 느낌...

아침 식사를 하고 난 후 모여서 교관들의 인솔아래 보급품을 지급 받다.

'카투사'(KATUSA: Korean Augmentation To the United States Army)는 미8군에 증강된 한국군 육군 요원으로 한미연합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고 병무청에 명시되어 있다. 한국군 육군의 요원으로 대한민국 육군의 복무년한도 동일하며 진급규정, 상벌규정 모두 같다. 다만, 미8군에 한국군 지원으로 미군과 같이 군생활을 하며 미군 지휘관의 명령을 받아 임무를 수행한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카투사는 한국군과 미군의 공동영향력 아래 군생활을 하게 된다.


미군과 같이 군생활을 하므로 언어, 훈련, 군복, 장비, 생활방식 모두 미군과 동일하게 적용한다.

논산에서 한국육군으로 보급 받았던 모든 장비류(심지어 속옷, 세면도구, 세면백 모두)를 반납하고 미군의 것으로 재보급을 받게 된다.


나라가 다르고 동양과 서양의 체격또한 다르고 모든게 다른 상황에서 처음 접해보는 미군의 장비(의류부터 시작해서 생필품까지)는 낮설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생소한 것이라서 놀랍고 적잖이 문화 충격을 받았다.


먼저 군화를 예를 들면(95년도 군생활을 기준으로) 군화 안에 쿠션이 있어서 그것만 따로 뺄수가 있었고 쿠션 역할을 해주고 있어 엄청 가볍고 푹신했다. (아마 지금 군생활을 하는 청년들은 트랙스를 신는것 같은데 직접 비교는 못하겠지만 그 정도 느낌이라하면 될 것 같다.) 사이즈도 한국식이 아닌 미국식으로 나는 7 1/2 사이즈가 맞아서 그 규격으로 신었다. (다행인것은 신어보고 결정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90년대 군번 혹은 그 이전 군번도 아시겠지만 군복, 군화는 내게 맞는 것을 고르는게 아니라 내가 군복, 군화에 맞춰? 신으라고 배웠다.)


군복 - 여름용 2벌, 겨울용 2벌(사이즈는 SMALL MEDIUM) Small 사이즈 안에

Small Small, Small Medium, Small Regular, Small Large등 4개의 세부 사이즈가 있다.

(Medium, Large 사이즈도 마찬가지)

군화 - 7 1/2 2켤레

군모 - 2개

더플백 2개

세면도구 - 질레트 면도기, 키위 구두약, 샴푸, 도브 비누 몇 개

운동화 - 프로*펙스 2켤레, 샤워 슬리퍼 (쪼리 같은 거를 준다.)

운동복 - ARMY 여름용 반바지 2벌, 반팔티 2벌, 겨울용 긴 바지, 후드 티 2벌

속옷 - 브라운 티셔츠 여러 벌, 브라운 팬티 여러 벌, 브라운 양말 여러 벌

장갑, 털모자(빵모자) - P.T할때 사용 함.

내복, 스웨터, 깔깔이, 야상(야전전투 상의)


여기서 운동화 프로*펙스 말고는 전부 미국제였다.(feat Made in U.S.A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군복과 군화, 군모까지 모두 미군용으로 받으니 정말 카투사로 군생활 하는게 실감이 났다.


어제까지는 한국군의 군복과 양식을 따랐는데 하루아침에 바뀐것이다.

이게 적절한 비교가 될지 모르겠지만 몇년 전 인기리에 방영된 '션사인'을 보면 주인공 유진 초이가 미국으로 건너가 인종차별을 당하게 되고 출구전략으로 생각한 것이 미군으로의 자원입대와 미군으로서 생활을 하는

것이었는데 그도 군복을 입으며 새로운 마음 가짐이 들었을것으로 느껴진다.


#2. 의식주의 변화로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문화

먹고 마시고 입고 사는 것의 의미

의식주를 표현할 때 제일 먼저 의(衣)는 옷, 의복을 의미한다. 나는 이것을 보면서 사람의 첫인상은 옷이 참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비싸고 명품의 조건이 아닌, 단정하고 때에 맞는 옷, 소위 '드레스 코드'가 맞을때 사람의 품격이 달라 보인다. (내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하여튼 새로운 군복과 군화 그리고 군모를 통해 한국군 보다 이제 미군에 더 가까운 모습으로 외양이 갖춰지고 그 동안 논산에서 입었던 한국 군복의 익숙함이 있어서 그런 것이지 아직 미군 군복에 대한 낮설음이 많이

있었다. 모자도 한국군과 차이가 있는 것은 챙이 짧다. (지금은 베레모를 사용하지만 라떼는 전투모를 사용했다.) 군화도 스타일이 약간 다르다, 아마도 서양인의 체형에 따라 제작된 것이라 그런 것 같다.


동기들도 서로 바뀐 모습에 어색하기도 하고 서로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 모습에 장난스레 웃음짓기도 했다.


이제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할 준비가 되었으니 다시 군생활을 하는 느낌으로 돌아간것 같았다.

KRTC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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