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얘들아

by 애나

며칠동안 행정 업무를 하느라 새벽에 잠들었습니다.

아이들을 맞을 준비보다 행정 업무를 더 많이 한 것 같아 서글퍼집니다.

그래도 시간은 빠르게 흘러 저를 3월로 데려다 놓았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개학식 아침입니다.


며칠 전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였습니다.

새옷을 살 시간이 없어 헌옷 중에 가장 멋진 옷을 골라 입어봅니다.


“오 여신인데~?”

한껏 힘을 준 모습에 남편이 한마디 던집니다.


“여신 간다~!”

“그런 말도 할 수 있었어??“

성격 답지 않은 농담에 남편이 빵 터집니다.


저는 오늘 자신감을 입었습니다.

아이들도 그렇겠지요.

분명 일년 중 가장 단정한 모습일 겁니다. 첫인상은 중요하니까요.


교실로 가는 복도에 몇몇 아이들이 서성이는 것이 보입니다. 왠지 우리반일 것 같습니다.

교실 문 자물쇠를 풀고 있으니 뒤에서 아이들이 놀라며 입을 틀어막는 소리(?)가 들립니다.

‘우리반 선생님인가 봐! 꺄악!’

꼭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가 불을 켜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합니다.

아이들은 복도에서 교실 안을 기웃거리며 눈치를 봅니다. 선뜻 들어오지 못하는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뒷문을 열자 문앞에 서있던 아이와 눈이 마주칩니다.


“안녕?”

웃으며 아이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아이의 눈에서 순간 빛이 감돕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의 친절한 인사에 아이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톡 터져나옵니다.


웃음을 머금은 아이들이 하나둘 교실에 들어옵니다.


제 마음에

한 걸음.

두 걸음.


아이들은 알고 있을까요?

제 마음의 문 앞에 무빙워크가 준비되어 있다는 걸.


어서 와, 얘들아.

친절한 교실에 온 것을 환영해.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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