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여름을 기억할 달콤한 맛
나의 최애 과일은 복숭아다. 그래서 여름이 좋을 지경이다. 쫀득한 백도, 말랑한 황도, 아삭한 천도, 아주 잠깐 동안의 제철에만 먹을 수 있는 신비복숭아까지. 저마다의 매력이 뚜렷해 여름 내내 복숭아를 먹는다.
여기 호주는 복숭아 천국이다. 한국에서 먹던 복숭아와 품종이 조금은 다르지만 맛이 정말 좋다. 무엇보다 한국에서는 귀한 납작 복숭아를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는 게 큰 기쁨이다. 납작한 생김새 덕분에 영어로는 ‘Flat peach‘혹은 ‘Donut peach’라고 불리는데, 그 이름마저 묘하게 마음에 남는다.
처음 복숭아를 먹던 날, 아들과 동시에 한 입을 베어 물었다. 그리고 서로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날 이후로 우리는 이 복숭아를 품종이 아닌, ‘깜놀 복숭아’라고 부른다. 특별한 이름이 붙여지는 순간, 그 맛은 단순한 과일을 넘어 우리만의 소중한 기억이 되었다.
“엄마, 한국 가면 깜놀복숭아가 너무 그리울 것 같아.” 어느 날 아이가 복숭아를 먹다가 말했다. 복숭아의 달콤함뿐만 아니라 복숭아와 함께한 호주의 눈부신 여름이 많이 그립겠지.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한 입 더 먹는다.
깜짝 놀랐던 그 여름을,
훗날 더욱 선명하게 추억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