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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꿈은 OOO입니다.

프롤로그: 특별하지는 않지만 내게 소중한

by Joyce 노현정
시작하는 글

그동안 나의 마음속에는, 기적시리즈라는 이름아래 꼭 한번 글로 써보고 싶은 3가지 주제가 자리 잡고 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다시, 숨 쉬고 걷는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최근 연재를 마친 나의 투병시간 속 깨달음이었다.


이제 시작하려는 두 번째 글 '꿈을 찾아가는 기적'은, 스무 살 유학생이 된 후 내 꿈을 찾아가느라 헤매었던, 어찌 보면 아직 끝나지 않은 20여 년의 여정을 담은 수필이다. 앞서 쓴 글들을 읽어보신 분들은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이번 연재글에서 담아갈 나의 기적들은 사실 그리 거창한 것들은 아님을 미리 고백하게 된다.


갑작스레 맞닥뜨렸던 투병시간을 치열하게 겪은 후, 나는 조금은 바뀌어진 시각으로 아프기 전의 과거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서야, 내가 꿈을 찾아 걸어가는 길 속에 감사한 기적이 늘 존재했었음을 뜨겁게 깨달았다.


계획하지 않았고 기대하지 않았던 크고 작은 것들이, 내 마음에 동력을 심어주었고 삶의 방향성까지 만들어주었음을 긴 시간 경험해 왔다. 소소한 작은 것들을 감사라는 이름으로 연결해 보았더니, 이는 보일 듯 보이지 않듯 하나의 줄기처럼 이어져 또 다른 기적들도 만들어가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러했던 시간들을, 그저 운이 좋았거나 우연한 경험들로 치부하며 넘겨버리고 싶지 않았다. 소명 또는 사명이라고 하기엔 너무 작은 마음이다. 하지만 허락된 것들의 의미를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때의 시간들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것 같았다. 누군가의 보살핌 속에 묵묵히 걸어가는 듯했던 그 시간들의 기억들을, 이제 글자로 하나하나 드러내어 보고 싶다. 글을 쓰면서, 그 시간을 지나올 수 있었음에 감사가 더 커질까 설레기도 한다.



꿈이 심긴 순간

20년 전 스무 살에 미국에 유학을 결심했을 때, 나는 미국 변호사가 되려고 유학을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7살 어린이 때부터 변호사라는 직업을 장래희망으로 꽤 오랜 시간 써내었지만, 10대에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나의 꿈도 참 고루고루 바뀌어갔다.


20살 무렵에는 국제무대를 뛰어다니는 국제회의 기획사가 되고 싶었고, 그래서 영어는 당연히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공부를 오래 할 수 있다면 로스쿨이 아닌 경영능력을 쌓는 MBA에 가고 싶었고, 어떠한 곳이든 대한민국을 위한 이익을 논하는 자리에서 유능한 여성일꾼으로서 활약하고 싶었다.


그랬던 내가, 지금의 직업을 콕 집어 꿈으로 선택하게 된 특별한 기억들이 있다. 돌아보는 지금에서는, 누군가가 내 마음에 그 꿈을 깊숙이 심어준 것 같은 순간이다. 그 꿈을 위해 달려보겠다고 결심은 했었지만 그 꿈을 키우겠다 쳐다보는것만도 버거웠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가야할 길이 겁이 나서 꿈을 내다버리고 그냥 못본척 도망만 가고싶었다. 하지만 그 꿈이 너무도 포기되지 않아 다시 살피고 살핀 것이, 어느새 벌써 지난 20년이란 시간을 만들었다.


현재의 직업은 나의 적성에 알맞고, 적성에 맞는 일에 충실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하지만 내가 이 직업을 목표로 삼고 도전했던 이유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이 직업이 도구로써 필요했기 때문이다. 도구로써 주어진 내 직업을 이용하여,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나는 여전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다시, 숨 쉬고 걷는 기적'에서 내가 아팠던 상황과 그때의 깨달음을 가장 진솔하고 담담하게 쓰고 싶었다면, '꿈을 찾아가는 기적'은 가장 겸손한 목소리로, 하지만 용기 있게 쓰고 싶다. 꿈을 찾아가는 길 그때의 목말랐음을 -참 헷갈리고 어려웠지만 끝내 마음을 다잡았던 순간들을 기록해 보고 싶다. 또 보이지는 않지만 내가 계속 길을 찾아가도록 허락해 준 감사한 보살핌도 고백해보려 한다.


꿈을 찾고 계시는 분들, 꿈을 위해 매일매일 달려 나가시는 분들, 또는 꿈만 바라보고 달려왔지만 지친 마음으로 뒤돌아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 나 또한 그러했었기에, 그런 시간들을 지나왔기에, 앞으로의 글이 조금이라도 공감과 격려가 되었으면 한다.




늘 머릿속으로 생각해 오던 것에 대해 연재글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는 이 순간이, 브런치 덕분에 생각해 왔던 것보다 조금은 빨리 찾아온 듯합니다. 브런치 작가를 시작하게 되면서 기적시리즈 1편의 연재를 완성할 수 있었고, 2편에 대한 마음의 결심과 준비도 조금 더 실질적으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아직도 꿈을 위해 달려온 시간을 글로 쓴다는 것에 아주 조심스러운 마음입니다. 하지만 연재글을 기다려주신다는 분들의 말씀이 용기로 다가왔고, 무엇보다 글 쓰는 것이 좋아서 쉬는 시간을 더 길게 가질 수 없었습니다. 이번 연재는 1주일에 1편씩 쓸 계획입니다. 그와 함께 틈틈이 저의 일터에서 생각하는 것들을 글로 남기는 매거진도 최선을 다해 써보겠습니다.

지켜봐 주심에 늘,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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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