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편) 미국 생활의 끝에서, 귀국을 준비하다

‘미국에서도 해냈다’는 마음으로

by 쏭맘


이제 정말 움직여야 할 시간이 왔다.

미국 생활을 돌아보는 글을 쓰는 동안에도
머릿속 한편에는 계속 ‘귀국’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글은 우리가 미국을 떠나기 위해
차근차근 정리해 나갔던 준비의 기록이다.




가장 먼저 고민했던 건 아이의 학교였다.
우리 부부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학비가 조금 부담되더라도
아이의 내향적인 성격을 밖으로 끌어내 주는
미국식 교육이 더 잘 맞겠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아이 역시 이 수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 했다.


예상 출국일 약 6개월 전부터 입학 테스트를 보고,
그중 한 곳으로 최종 결정을 했다.


준비 과정에서는 아이의 성적표와
재학 중인 학교 선생님의 추천서도 필요해
학교와 꽤 많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국제학교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귀국 전 마지막 학년에는

미리 담임선생님과 어느 정도소통을 하길 바란다.

추천서는 선생님이 개인 시간을 사용하여 해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미리 귀띔을 하면 서로 편할 것이다.



남편은 주재원 신분이기 때문에
원래 다니던 회사로 복귀할 예정이었고,
아이와 나는 아이의 새 학년 시작 시점에 맞춰
먼저 한국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남편은 프로젝트 마무리를 위해
미국에 약 3개월 정도 더 남기로 했다.



귀국 날짜가 정해지고 나서는

미국 생활 동안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하나씩 감사 메일을 보냈다.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직접 만나
남은 시간을 차분히 채워 나갔다.


틈틈이 한국으로 가져가지 않을 물건들을
버리거나 팔기도 했다.


짐을 줄이는 일은
생각보다 마음을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남아 있던 마일리지와 포인트로
여행도 다녀왔다.
여름에 선택했던 시애틀은 최고의 선택이었고,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
크루즈 여행도 한 번 더 다녀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네를 천천히 돌며 사진을 남겼다.
아무도 없는 학교 풍경,
매일 오가던 학교 가는 길.
막상 가장 많이 머물렀던 장소의 사진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려
하나하나 기록해 두고 싶었다.


1년 반을 생각하고 온 일정이 두배로 늘어났지만

우리 가족은 별 탈 없이 잘 보내고 드디어 한국으로 가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아이 학교 근처로 집을 구하기 위해
미리 부동산에 연락해 두었고,
귀국 후 직접 보고 최종 결정을 했다.



짧은 휴가가 끝나 남편은 미국으로 돌아가고

남편 없이 모든 것을 혼자 정리하려니

내가 평소에 얼마나 남편에게 의지를 했는지 알 수가 있었다.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그리고 혼자 집에서 짐을 정리하다 보면

문득 이 선택이 맞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새 학교에 만족해하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조금씩 마음이 정리되었다.



우리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쌓아온 시간 위에
다음 단계를 올리고 있다는 것.


그래서 나는 다시 이력서를 쓴다.
나의 다음 자리를 준비하려 한다.

‘미국에서도 해냈는데’라는 마음으로 시작하니
조금은 용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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