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볕도 들지 않는

'루'도반의 시

by 도반

어느 볕도 들지 않는 반지하 방에

곰팡이가 그린 그림은 벽지 여기저기 꽃을 피웠네

어둠을 좀막고 자란 꽃

사랑을 나누던 연인 중 하나가 누워 어둔 꽃을 보네

볕도 들지 않는 여기

꽃도 사랑도 살아갈 수 있어

감격하듯 담배 연기 뱉었네

환기도 희망처럼 돌지 않는 반지하방에

연기가 뭉게구름처럼 띄워졌네

흐드러지는 뭉게구름을 손으로 휘휘 저으면

구름은 독한 안개가 되곤해

어둠의 꽃도 연인의 사랑도 보이지 않네

연기가 짙어 방을 둘러보니

매캐한 냄새가 가물가물

컴컴한 시야에 길고 긴 잠이 녹아드네


어느 볕도 들지 않는 반지하 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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