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깃꼬깃 작은 종이
부루마볼 돈처럼 생긴 그 종이
하나만 빌려줘
늬들이 매일 빌려가서
제법 없어지고
절대 다시 갚아주지는 않는,
돌려달라기도 뭐 한
은근히 사소한 너
매점에서
방금 사 온 빳빳하고 넓은 너의 다발,
만져보면 부드러운 텍스쳐
나무향이 느껴지는 향긋한 냄새
보고만 있어도
배부르고 든든하네
선대로 예쁘게 갈라놔야 마음이 편해
선 넘어 잘못띁어진 너를 보면
하루 일진이 사나워.
내 손의 감각보다
자와, 칼의 정확함에 너의 몸을 맡긴다.
아침에
돈 안 가져왔는데
기억 없이 다 소진되고 없는 너
집엔 어찌 가나
소심하게 걱정 중
필통 속 구겨진, 낙서투성이의
동강 나있는 너
반가운 마음에 테이프로 모질게 붙이고
정류장으로 향한다.
버스를 타고
안도의 한숨을.
내일 매점에서 5000원 치 사야지
회수권
정해진 횟수만큼 사용할 수 있는 티켓(승차권)으로,
한 장씩 뜯어서 사용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