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다시 묻는 질문들
2024년 딸이 드디어 대학생이 되었다. 고등학교 3년을 맘대로 되지 않는 성적으로 마음고생을 한 딸은 대학생이 되었고 난 대학생의 엄마, 중3의 엄마가 되었다.
아들 키운 이야기를 했지만 딸 키우는 것은 또 다른 세심함이 필요하다.
첫째인 딸을 엄마도 처음인 내가 서툰 생각과 마음으로 조심스레 키운 탓에 아들 보다 힘이 더 들었다.
고등학교 3년을 우리나라 학군지에서 보내고 대학입시를 치루는 것은 생각보다 힘겹고 복잡하다.
합격의 기쁨으로 차가운 겨울도 따듯하게 느껴지는 겨울을 보냈다.
드디어 3월,
대학 새내기가 된 딸은 새로운 대학생활을 적응하느라 바쁘고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하교 후 간식과, 저녁을 챙겨주고 학원을 보내고 하는 손길이 필요했지만, 이젠 저녁에 들어오거나 밤늦게 들어오는 날이 늘어났다.
처음엔 해방감이 들었지만 허무함이 찾아왔고 쓸쓸함이 찾아왔다.
나만 홀로 남겨진 것 같았다.
'빈 둥지 증후군'이라는 단어는 그전에도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나에게 큰 태풍처럼 올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엄마는 혼자 어디 가서 일주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나 좀 안 찾았으면 좋겠다.'
'외로움이 뭐야? 외로움이라는 걸 느낄 새가 있었으면..'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혼자 있는 시간을 오히려 찾았고,
새로운 공부를 하며 과제와 주2-3회 학교를 가야하는 스케줄등 나름 바쁘게 살았다.
빈 둥지 증후군? 다른 사람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 가는 지하철을 타려고 서있는데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났다.
아무 일이 없었고, 눈물 날 일은 더더욱 없었다.
심지어 집에 혼자 있는 시간도 아니었다.
그렇게 알 수 없는 눈물이 난 이후로 난 작은 섬에 떨어졌다.
왜 눈물이 나고 지금 이 감정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허전함 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그 동안 바쁘게 살며 숨겨왔던 무언가가 꿈틀 거리는 것 같았다.
혼자 남겨졌다는 쓸쓸함에 우울함이 생겼다.
빈 둥지 증후군 인가? 급하게 검색을 해보기도 했다.
생각보다 그 감정은 깊게 흔들렸다.
감정의 끝까지 가보리라 생각했다.
그 끝에는 20년간 엄마로 포장되어 있던 내가 벗은 옷을 붙잡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새로운 옷을 건네주었다.
이 옷을 입는다고 엄마가 아닌 게 아니라는 위로와 함께...
좀 더 나에게 잘 어울리고 좀 더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주었다.
나는 새 옷을 입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이는 태어나서 기고 서고 걸으며 부모에게 독립을 한다.
20살이 되면 이젠 부모가 아이에게서 멀어져야 할 때다.
아이와 멀어져야 하는 게 난 힘들었던 거다.
그렇게 새 옷을 입고 엄마라는 자아보다 나를 조금씩 키우기 시작했다.
- 20살 생일에 엄마가 -
너는 태어나면서부터
앉고, 기고, 서고, 걸으며
세상을 향해 나아갔다.
그렇게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부모로부터 독립해 나갔다.
세상에 호기심을 보이고
친구들이 생기고
지식을 쌓고
지혜를 쌓으며
몸과 마음을 키운다.
키우면서 너는
이름처럼 햇살 같은 아이였다.
신기하게도 항상 웃는 너를
키우는 것은 행복이었다.
엄마라는 자리를 준 너고
엄마라는 이유 하나로
무한한 사랑을 준 너였다.
이젠
20살이 된 너를
내가 서서히 떠나려고 한다.
가까이 꼭 안고 있던 나였는데
이젠 멀리서 더 크게 팔 벌려 안아주려 한다.
너의 세계 변두리에
작은 배를 타고 유유히 노 젓고 있을게
엄마가 필요할 때 너도
작은 배를 타고 엄마한테 오렴.
p.s. 몇몇 수험생의 엄마인 나의 친구들아! 19년을 열심히도 키웠을 너희 들을 내가 알아~
허전함이 찾아오면 연락해!
사진출처(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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