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다시 묻는 질문들
우리들은 왕년에 한 메이크업했던 사람들이다.
나도 입술라인을 정성껏 그리고 그 안에 립스틱을 바르고 뽀얀 피부화장에 아이라인, 마스카라까지 풀 세팅을 하고 이십 대 초반을 보냈다.
충무로에 첫 직장이 있었기에 가까운 명동을 드나들며 옷이며 신발이며 사 날랐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는 신용카드도 명동 한복판에 좌판을 깔아놓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만들어 주던 시절이다.
돈이 무서운 걸 몰랐던 그때는 그렇게 날 꾸미는 데 온 신경을 쓰며 살았다.
결혼을 조금 일찍 하고 첫 아이를 낳으면서 그렇게 꾸미는 거 좋아했던 나는 꾸미는 법을 잊어갔다.
그래도 가끔 꾸며야 할 때는 20대 초반에 꾸몄던 기억을 떠올리며 나름 열심을 내보았지만 왜인지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도 어떡하랴... 내 나이가 들은걸..' 하며 지나갔던 것 같다.
2년 전 겨울,
대학생이 되는 딸이 메이크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딸의 추천으로 홍대에 '퍼스널컬러진단'을 하러 갔다.
처음엔 그냥 딸하고 데이트하러 가야겠다. 끝나고 맛있는 거나 먹고 와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매장에 들어섰을 때도 공장식이구나 하면서 큰 기대는 안 했다.
작은 룸에 딸과 들어가서 여러 가지 천을 얼굴에 대보고 질문지도 적어보고 하는 시간을 가졌다.
화장을 하고 가면 안 되기 때문에 화장도 안 하고 그 밝은 빛 아래에 앉아서 큰 거울을 마주 보는 시간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내가 저렇게 늙었나.. 팔자주름이 저렇게 진했나.. 오래간만에 나를 바라봤다.
그렇게 나를 20년 만에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날을 기점으로 메이크업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고 나한테 맞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20대 때 화장하고 꾸미는 즐거움을 45살에 다시 느끼게 된 것이다.
결과는 난 봄 웜 라이트, 딸은 가을 웜 뮤트였다.
봄웜 라이트는 부드럽고 연한 색상이 잘 어울리며, 붉은 기 강한 컬러는 피부를 탁해 보이게 하고, 고명도 저채도 색이 잘 어울린다. 섀도우는 채도가 낮고 명도가 높은 밝은 컬러가 어울린다.
평소에 사용하던 메이크업 제품을 가져오라고 한다. 내가 가져간 립스틱은 붉은 기 강한 빨간색이었다.
그동안 전혀 어울리지 않은 색을 사용한 것이다. 난 코랄색이 잘 어울리는 피부였다.
옷도 회색, 검은색, 청바지 이런 기본적이고 무채색을 자주 입었지만,
난 회색도 진한 회색이 아니라 옅은 회색, 옅은 파스텔톤이 잘 어울렸다. 옷을 살 때 화사한 색은 손이 잘 안 가서 기본으로 사 입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립스틱 색을 바꾸고, 옷을 살 때 나한테 맞는 색을 사기 시작했다.
눈 화장도 난 걷어 내야 하는 얼굴이었다. 마스카라를 하면 오히려 눈이 답답해 보이는 스타일이었다.
이 외에 머리색이며, 액세서리 모양이나 색, 옷의 패턴등이 나와 어떤 게 잘 어울리는지 알게 되었다.
다시 나에게 맞는 메이크업을 공부하고 찾는 시간이었다.
그때 느낀 메이크업 할 때 몇 가지 팁이 있는데,
컨실러, 블러셔, 파우더 사용하기이다.
보통 빠트리기 쉬운 제품들인데 저 세 가지를 하면 메이크업이 많이 달라진다.
컨실러는 눈밑 어두운 곳이나 잡티 부분에 얇게 발라주고
블러셔는 본인 얼굴형에 맞는 방법으로 한두 번 터치해 준다. 주의할 점은 과하지 않게 하는 것과 본인 얼굴형에 맞게 해야 한다.
파우더는 메이크업 마지막에 광이 없어야 될 곳에 살짝 광을 없애고 피부결을 정돈하는 효과가 있다.
피부화장이 두꺼우면 오히려 나이가 들어 보이고 주름이 더 잘 보인다. 피부화장은 가볍게 하고 컨실러, 블러셔, 파우더를 쓰면 확실히 다른 메이크업이 가능하다.
예전방식의 메이크업이 바뀐 피부결, 얼굴의 볼륨, 주름을 오히려 부각하는 메이크업이 될 수 있다.
'나이 들었으니깐 포기'하는 게 아니라 나에게 맞는 메이크업을 찾고 시도해 보고, 지금의 얼굴을 가장 편하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
나는 20대 때와는 달라졌다.
20대의 생기발랄함은 없지만, 나이마다 그 나이에서 보이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40대 후반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고,
80대에도 그 나이에 나오는 아름다움이 드러났으면 좋겠다.
* 많이 바뀌었지만 지금도 메이크업을 썩 잘하지 못합니다..^^; *
* 오늘은 조금은 가벼운 글을 씁니다. 메이크업 말고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쓰다 보니 길어져서 오늘은 메이크업만 씁니다. 연재 중간중간에 가벼운 마음으로 넣어 보려고 합니다. *
사진출처(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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