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남편, 기린 아내

너와 내가 다시 묻는 질문들

by 영원



사자 레오와 기린 라나 <ChatGPT가 그린 그림>



아프리카 드넓은 초원에 사자'레오'와 기린'라나'가 살고 있었습니다.


둘은 사는 높이도, 생활방식도, 성향도 너무 달랐지만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초원 가운데에 작은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레오는 사냥을 좋아하는 용맹하고 빠른 사자였고,

라나는 높은 나무 위의 신선한 나뭇잎을 좋아하고 천천히 걷는 걸 좋아하는 온순한 기린이었습니다.


레오는 사냥을 하고 사냥감을 입에 물고 돌아오며 의기양양하게 사냥감을 잘라 라나 앞에 두었습니다.

라나는 사냥감의 냄새에 어지러움을 느꼈습니다.

라나는 높은 나무의 가장 맛있는 잎사귀를 뜯어 레오에게 주었습니다.

레오는 나뭇잎이 입에 맞지 않았고 나뭇잎을 먹고는 힘을 낼 수 없었습니다.


둘은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것을 서로에게 주었습니다.


둘은 서로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갔습니다.

레오는 말없이 사냥을 하며 밖으로 다니는 시간이 길어졌고,

라나는 높은 나무 아래에 혼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다투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레오는 동굴로 숨고, 라나는 레오를 기다리며 높은 나무아래에 혼자 지냈습니다.


어느 날 레오는 말합니다.

"당신이 주는 나뭇잎은 내가 힘을 낼 수 없게 해... 당신이 최선을 다해 구해 준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말하지 못했어.."


라나도 말합니다.

"당신이 사냥해 온 고기는 날 어지럽게 해... 미안해서 말하지 못했어.."


그 순간 둘은 깨달았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았음을..

그날 이후 레오와 라나는 서로 '같게 만들려'하지 않았습니다.

레오는 고기를 바람이 잘 통하는 바깥에 두었고, 라나가 좋아하는 나뭇잎은 집 안 그늘에 걸어 두기로 했습니다. 함께 있을 때 고기도, 나뭇잎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서로의 하루를 들어주고 각자가 편안한 곳을 존중해 주었습니다.


레오와 라나는 여전히 고기를 먹고 잎을 뜯으며 살았지만 그 둘 사이엔 예전보다 훨씬 단단한 평온이 깃들었습니다.






10년도 더 된 과거에 사자와 기린의 그림을 본 적이 있다. 결혼생활을 하면서 항상 마음속에 남아있던 그림이다. 내가 생각하는 사진은 검색으로 찾을 수 없었고, 이야기도 찾을 수 없었다. GPT에게 머릿속의 그림을 부탁했는데 잘 그려 주었다.

위에 우화는 지난 일주일 사자와 기린에게 레오와 라나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그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았다.


사자 '레오'와 기린 '라나'는 단순히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삶의 구조 자체가 달랐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는 것이 사자와 기린의 결혼생활 같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은 여자가 사자, 남자가 기린인 경우도 많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있듯이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너무 다른 두 행성이 만나는 것이다.


레오는 밖에 나가서 돈을 많이 벌어오는 것이 라나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레오가 밤낮없이 일할 때 라나는 같이 차 한잔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
라나는 사랑할수록 잔소리가 나왔다. 그러면 레오가 더 건강하고 잘 될 것 같았다.
그러나 레오는 잔소리 듣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


서로 사랑했지만 표현 방법이 달랐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상대도 원한다고 생각하고 주고 있었다.

계속 원하지 않은 것을 받은 상대는 상처를 받게 된다.


우화는 '결국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마치지만, 현실은 녹녹지 않다.

둘 중 한 사람만 이해할 수 없음을 받아들이게 되는 경우 그 사람의 상처가 너무 깊게 되고, 둘 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심한 다툼이 이어지게 된다.


결혼생활은 나를 성장시키는 시간이다. 나밖에 모르던 사람에서 다른 사람을 볼 줄 알게 되는 시간들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상대방을 어느정는 이해하게 되고 어떤 부분은 이해할 수 없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본인의 사랑표현 방법을 강요하는 것에서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처음처럼 뜨겁진 않지만 편안한 사랑을 줄 수 있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면 그래도 좋은 결혼생활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의 또 다른 모양으로 함께 한다.


결혼생활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나의 대답은


사자와 기린의 사진 한 장이다.





p.s. 우리들이 결혼생활이란 뭐냐고 서로 푸념했던 이야기 생각나?

나의 대답이야! 너의 대답은 뭐야?





사진출처(pinterest,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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