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너와 내가 다시 묻는 대화들

by 영원


나는 친구가 많지 않다.


많은 사람을 사귀는 것보단 소수의 사람과의 깊은 유대와 소통을 더 좋아한다. 그리고 그것에 더 의미를 둔다. 나에게 그녀들은 30년, 20년, 최소 15년 이상의 시간을 보낸 친구들이다. 그들에게는 내가 돌려받지 못해도 주는 것이 전혀 아깝지 않은, 내가 가진 것이 없어서 도와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한 친구들이다. 새벽에 전화 와서 지금 와달라 하면 바로 갈 수 있는 친구들이다.


그들의 마음은 모르지만 난 그렇다.


전화연락이나 메시지등도 자주 하지 않는다.


서로의 자리에서 감당해야 될 것들이 많아서 바쁘기도 하지만 2-3달에 한 번씩 연락을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사이이다. 일 년에 몇 번 못 보지만 한번 만나면 서로의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깔깔대기도 하고 눈물짓기도 한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그 친구의 속내까지 전부 알 수는 없지만 서로 깊은 사정도 아는 친구들이라 다른 곳에서 만난 지인들에게는 말 못 할 말도 서로 나눈다.

이번 브런치북에서는 벌써 중년이 되어버린 우리들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친구 A는 내 친구 중에 제일 성실한 친구이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일을 시작했으니 지금 거의 30년째 쉼 없이 일을 한다. 일을 하면서 남편, 시댁, 친정의 도움 없이 아이 둘을 키우고 집안의 가장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도 항상 밝게 지내고 큰일도 잘 넘기는 것 같아 보여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었다.

어느 날 큰 아이의 쉽지 않은 고등학교 생활, 편찮으신 부모님, 의지가 되지 않은 남편등의 상황에서 열심히 살아왔음에도 내 맘처럼 되는 것이 없다고 토해내듯 말을 했다.

내가 살아온 방식이 부정당하는 느낌이라고 한다.

항상 밝은 친구였고 어려움도 묵묵히 참아내던 친구였기에 더욱 걱정이 되었다.

내 마음대로 되는 일 없다고 말할 때까지도

"인생 원래 그런 거 같더라.."하고 넘기려 했지만,

친구는 자신의 삶 자체가 부정당하는 느낌이라는 말에 심각한 상황이구나 싶었다.

내가 거기로 갈 테니 회사 휴가 내면 말하라 하고 대화를 끝냈다.




나도 내 뜻 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불평할 때가 있었다. 자식도 남편도 세상일도 뭐 하나 내 뜻 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결혼 전에는 그래도 내 뜻대로 됐었던 거 같은데 '결혼이 문제네' 하며 결혼을 탓하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내 뜻 대로 된 것들이 다 만족스럽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답은 "아니"였다.

"내 뜻"은 과연 다 옳은가?라고 질문 했을 때도

대답은 "아니"였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삶에 의문이 들고 힘들다면 몇 가지 생각해 볼 만한 것이 있다.


첫째, 내가 남편이나 자녀가 내 뜻 대로 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면 나는 주위사람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통제할 수 있는다는 생각을 내려놓아야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매이지 않을 수 있다.


둘째,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다른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내 계획 대로 되지 않았지만 다른 길이 분명 있다. 그 길이 내 생각과 다른 길이지만 우린 그 길 위에서 성장을 하고 다른 기회를 얻기도 한다. 내 뜻대로 되지 않은 삶이 결국 나를 뜻밖의 곳으로 데려다준다.


셋째, "내 뜻"이 과연 나에게 꼭 좋은 것은 아닐 수 있다. 내 인생이 때로는 나보다 더 날 현명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믿을 때 내 인생은 더 잘 일할 거라고 생각한다.


넷째, 인생은 원래 내 뜻 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누구나 그렇다. 이 우주는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는 질서 속에 움직인다. 우리는 그 질서 속에 있다. 그 복잡한 질서 속에 내 뜻 대로 될 리가 없다.


다섯째, 우리는 내 뜻대로 인생이 됐을 때 보다 내 뜻 대로 되지 않아 좌절할 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한다.


위에 다섯 가지를 생각해 보면 머릿속으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


그러나 마음이 정리가 안된다.


그럴 땐 "인생이 내 뜻대로 안돼!"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생각은 눈덩이처럼 커져서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까지도(부모님이 편찮으신 경우 등) 내 뜻대로 안 되는 것에 포함시킬 수 있다.

문제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을 하나씩 걷어내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을 걷어내면서 생각을 가볍게 해야 한다.

그것도 쉽진 않다.


결과가 내 뜻이 아닐지라도 우리는 과정안에서 분명 웃을 때가 있었고 '이 길도 괜찮을 지도?' 하는 생각을 했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인생은 결과를 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살아내는 것이다.


인생이 나를 위해 일할 것을 믿어야 한다.






p.s.) 친구야! 이 글이 너에게 닿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이니, 내가 갈게~ 그날은 3차까지 수다 떨자!!







사진출처(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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