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형태로 읽는 인간의 마음
“그러니까 내 말은, 결론부터 말하라는 거야. 왜 말이 자꾸 빙빙 돌아? 딱 결론만, 뭘 어떻게 했는지만 말하라고.”
“결과보다 왜 그렇게 됐는지, 그 자초지종을 들어야 이해가 가는 거 아니야? 그 과정에 담긴 내 감정이 중요하다니까. 너는 무슨 일이든 꼭 그렇게 칼로 무 자르듯 결론부터 내려야 해?”
카페에 앉았는데 옆자리에서, 연인의 사소한 말다툼이 귀에 들어왔다. 흔히 여자는 부드럽고 감정적이며, 남자는 직선적이고 단호할 거라는 익숙한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깨는 장면이었다. 여자는 서슬 퍼런 직선의 언어를 휘두르고 있었고, 남자 친구는 오히려 구렁이 담 넘어가듯 곡선의 말로 상황을 풀어가고 있었다. 다행히도 남자의 끈기 있는 유연함이 여자의 날 선 마음을 조금씩 누그러뜨렸는지, 잠시 후 두 사람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손을 맞잡고 카페를 나섰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성격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누군가는 타협 없는 직선으로 세상을 통과하고, 또 누군가는 여유로운 곡선으로 관계를 돌아간다. 어떤 이는 상황과 상대에 따라 그 선을 부드럽게 굽혔다 펴는 유연함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선명하게 대비되는 성격의 결 앞에서 우리는 종종 묻게 된다. 무엇이 이렇게 다른 걸까. 그리고 이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또 불필요한 충돌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조금 더 배워야 할까.
어린 시절 내가 살던 집을 떠올리면, 대문을 여는 순간 좌우가 분명했다. 좌측엔 화장실과 연탄 창고, 그리고 가운데 있는 조그마한 화단을 두고 우측엔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인 본채의 형체가 가보였다. 하지만 내 유년의 기억 속에서 가장 다정했던 곳은 마당 한쪽, 크고 작은 항아리들이 옹기종기 키재기를 하던 장독대였다. 투박하지만 모난 데 없이 둥글둥글한 항아리들을 보고 있으면, 그 안에 담긴 것이 무엇이든 다 품어줄 것만 같은 편안함이 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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