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엄마를 보내고 시작된 두 번째 이야기

이별이 남긴 빈자리 위에 쓰는 글

by ClaireH


엄마,

나야 , 큰딸..

이제야 편지를 써.

그땐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말,

이제는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너무 오래 걸렸지?

미안해..


그날, 공항에서 엄마 보내고 마음이 너무 아팠어.

다시 볼 수 없을까 봐 겁이 났어.

그래도 나 이렇게 엄마처럼 꿋꿋이 버텨왔어.

내 인생 절반은 늘 엄마와 함께였는데

내 동반자가 사라지는 게 너무 두려웠거든.


그 어린아이들 때문에

여기에 남아 있는 것일 뿐이라고

스스로 다독이며 살아가고 있어 엄마.


왜 아프다 한마디를 못 하고 꾹꾹 눌러 담아 살았어.

나는 엄마가 살아왔던 그대로의 삶을

똑같이 따라가고 싶지 않았어.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어떻게든

나와 동생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어서

참아가며 버텼을 거야.


대단한 집도 아닌데, 힘든 시집살이까지 감당하면서,

힘들다 내색 한마디 못 하고

결국엔 시어머니 병간호까지 하며 살았잖아.


엄마가 살아온 인생,

구차하다 싫다 부정하는 것처럼 보였을지도 몰라.

내 말이 엄마 마음에 상처가 됐을 거 같아.


정말 미안해.

딸은 엄마 팔자 닮는다잖아.

그러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는데

결국 그게 엄마를 아프게 만든 거 같아.


엄마도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지.

하다못해 이제는 아빠 암까지 감당해야 했으니

엄마의 몸도 마음도 참 많이 힘들었을 거야.


난 알아.

엄마가 살아온 인생 누구보다 대단했다고.

엄마 같은 사람 세상에 없다고.

엄마 인생이 장밋빛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지나온 세월 동안 버텨온 그 시간,

엄마 정말 수고 많았어!

그리고 정말 많이 보고 싶어.

너무 그리워,


그동안 흘린 눈물 내가 다 닦아줄 순 없지만,

앞으로는 마음 아파서 우는 일 없게,

멀리 서라도 엄마 웃게 만들게.


불효자라 늘 미안하지만,

나 태어나게 해 줘서 정말 고마워.

엄마의 사랑이 내 마음속에 가득 남아 있어서

나 너무 행복했어.


이젠 지난 일들을 모두 툭툭 털어내고,

이렇게 글로 남겨 고이 간직하려 해.


그때의 내가 없었다면,

지금의 성장한 나도 없었을 테니까.

아직은 완성된 모습은 아니지만

어른이 된 것 같아.


상처는 많지만 뿌리가 깊은 나무처럼,

이제는 내가 엄마의 그늘이 되어 드릴게


앞으로는 우리, 꼭 같이 행복하자.

사랑해, 엄마.



부모님의 사랑은 바다와 같아, 끝을 알 수 없고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

-큰 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