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드인으로
사진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나는 세상이 참 단순한 원리로 움직이는 줄 알았다.
좋은 장비로 사진을 잘 찍기만 하면, 언젠가 누군가 나를 알아봐 주고, 좋은 의뢰가 들어오며, 자연스럽게 나의 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뼈아프게 깨달았다.
문제는 사진의 퀄리티가 아니었다.
사진이 놓이는 **'장소'**의 문제였다.
같은 사진이라도 어디에 놓이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사는 늘 숨 가쁘다.
하루에도 수만 장의 이미지가 폭포처럼 쏟아지고, 내가 공들여 올린 사진 한 장은 몇 초 만에 피드 아래로 묻힌다.
그 아래 달리는 댓글은 대개 비슷하다.
"얼마예요?
패키지 구성이 어떻게 되나요?
조금 더 싸게는 안 될까요?"
이 질문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구조가 문제다.
그곳에서 사진사는 작업자가 아니라 '상품'이 된다.
사진에 담긴 철학보다 가격표가 먼저 보이고, 고민의 깊이보다 숫자의 크기로 비교당한다.
이 구조 속에 오래 머물다 보면,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조차 잊게 된다.
링크드인을 처음 접했을 때, 누군가는 "회사원들이나 쓰는 곳 아니야?"라고 묻는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자기 일을 언어로 설명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링크드인에는 사진 한 장만 덜렁 던져놓는 법이 없다.
대신 그 사진 뒤에 숨겨진 문장들이 붙는다.
왜 이 장면을 포착했는지, 어떤 관점으로 피사체에 접근했는지, 작업 과정에서 어떤 고뇌가 있었는지 기록한다. 여기서 사진은 결과물이 아니라 **'생각의 흔적'**이 된다.
누군가 내 프로필을 클릭했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견적서가 아니다.
이 사람이 걸어온 길, 관심 있는 주제, 그가 세상을 향해 내뱉는 문장의 톤이다.
질문은 "얼마짜리 사진사인가"에서 **"어떤 세계를 보는 사람인가"**로 변한다.
사진가에게 이 변화는 치명적으로 중요하다.
사진의 본질적인 가치는 해상도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해석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나는 사진을 찍지만, 이미지 한 장으로는 늘 허기를 느꼈다.
셔터를 누르기 직전의 망설임, 그날의 습도와 공기, 사진 뒤에 남겨진 이야기들을 말하고 싶었다.
링크드인은 이 감각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오늘은 조용한 가게를 찍었다. 맛보다 공기가 먼저 기억났다."
이 투박한 한 줄은 그곳에서 감성글이 아닌 소중한 **'작업 노트'**가 된다.
기술은 대체될 수 있지만, 고유한 관점은 대체되지 않는다.
링크드인은 나에게 외부로 나를 알리는 창구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프로필을 채우고 글을 쓰며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어떤 사진을 찍는가',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가'.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 자체가 이미 하나의 창작이다. 사진사는 이미 세상에 차고 넘친다.
하지만 자기만의 언어를 가진 사진사는 드물다. 나는 그 드문 쪽의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부터 이곳에 사진을 올린다.
인정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으로 남을 것인지 증명하기 위해서. 사진을 계속 찍고, 글을 계속 쓸 것이다.
링크드인은 내게 사진을 올리는 곳이 아니라, 진정한 사진가가 되어가는 과정을 기록하는 공간이다.
www.linkedin.com/in/ hiorange

이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 전용 콘텐츠입니다.
작가의 명시적 동의 없이 저작물을 공유, 게재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