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rHori 6mm F2.8 원형 어안렌즈
AstrHori 6mm F2.8 원형 어안렌즈를 보며
요즘은 신기한 장비가 나와도
예전만큼 크게 놀라지는 않는다.
카메라도 그렇고,
렌즈도 그렇고,
기술은 늘 조금씩 앞으로 가고 있으니까.
그런데 이 렌즈를 처음 봤을 때는
조금 다른 종류의 웃음이 나왔다.
AstrHori 6mm F2.8.
원형 어안렌즈.
사진을 보면
마치 360도 카메라로 찍은 것 같다.
화면 한가운데에 동그란 세상이 들어가 있고,
그 안에서 모든 직선은 곡선이 된다.
하지만 이건
엄연히 교환식 카메라에 장착하는 렌즈다.
요즘 시대에
굳이 이런 렌즈를 만든다는 게
조금 흥미롭다.
이 렌즈는 일반적인 광각과는 성격이 다르다.
보통 광각은
화면을 꽉 채우면서 넓게 보여주는 쪽이라면,
이 렌즈는
아예 세상을 원형으로 잘라서 보여준다.
초점거리는 6mm.
사실상 체감하기 힘들 정도로 넓은 화각이다.
조리개는 F2.8.
밝은 편이고,
실내에서도 어느 정도는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수동 초점 렌즈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조금 불편한 방식이다.
그런데 이런 렌즈를 찾는 사람들은
애초에 편함을 기대하지 않는다.
이 렌즈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은 하나다.
“이걸 어디에 쓰지?”
솔직히 말하면,
일반적인 풍경 촬영용은 아니다.
인물 촬영용도 아니다.
여행용 메인 렌즈도 아니다.
이 렌즈는
기록용 렌즈라기보다
표현용 렌즈다.
천장,
실내 공간,
특이한 구조물,
항공 촬영,
VR 소스용 이미지.
혹은 그냥,
세상을 일부러 이상하게 보고 싶을 때.
그 정도다.
가격을 보면
생각보다 과하지 않다.
국내 기준
대략 30만 원 후반에서 40만 원 초반대.
예전 같으면
이 정도 화각의 특수 렌즈는
훨씬 비쌌을 것이다.
기술이 좋아진 덕분이다.
하지만 동시에
요즘은 360도 카메라도 있다.
그래서 더더욱
이 렌즈는 “필요한 장비”라기보다
“재미있는 장비”에 가깝다.
사도 되고,
안 사도 된다.
요즘 장비 시장을 보면
예전처럼
“이게 제일 좋습니다”
“이게 최고입니다”
이런 흐름보다는,
“이건 이런 재미가 있습니다”
쪽으로 이동하는 느낌이 있다.
AstrHori 6mm F2.8도 그렇다.
사진을 더 잘 찍게 해주는 렌즈라기보다,
사진을 다르게 보게 만드는 렌즈.
개인적으로 이런 렌즈가 나오는 게 좋다.
모두가
똑같은 화각,
똑같은 색감,
똑같은 프레임으로 가는 시대에,
아직도 누군가는
세상을 비틀어 보고 싶어 한다는 뜻이니까.
결국 장비는 도구다.
중요한 건 렌즈가 아니라,
그 렌즈를 왜 쓰고 싶은지다.
이 렌즈를 보면서 든 생각은 딱 하나였다.
필수는 아니다.
하지만,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만져보고 싶을 렌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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