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나
30cm의 침입자 : 줄과 무선의 모순
이건 귀신 이야기가 아니다. 지독하게 온기가 서린, 사람 이야기다.
렌즈로 세상을 보는 나는 언제나 관찰자였다. 대상과 나 사이에는 늘 적당한 거리와 단단한 유리가 존재했다. 그날, 원주에서 삼천포로 향하던 길에 들른 그 진주의 사우나에서도 나는 나만의 프레임을 견고히 구축했다고 믿었다.
복선의 배치: 완벽한 좌표
새벽 2시, 지하 상가 사우나의 눅눅한 공기 속에서 나는 자리를 잡았다.
잠들기 전, 나는 나만의 '결계'를 확인했다.
양쪽 귀에는 **무선 이어폰(버즈)**을 꽂았다. 세상의 소음을 차단하고 오직 내 호흡에만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어폰을 꺼낸 충전 케이스를 내 머리맡, 왼쪽 이불 바로 옆 30cm 지점에 놓았다.
손만 뻗으면 닿을 곳. 내 사적인 영토의 정중앙.
나는 그 좌표를 분명히 인지하며 눈을 감았다. 그것이 내 평온을 충전해줄 유일한 도구였으니까.
가위: 무게의 실체
잠이 들자마자 몸이 눌렸다.
누군가 내 가슴 위에 묵직한 손을 얹은 것 같았다. 차갑지 않았다. 기분 나쁠 정도의 미온(微溫). 귀를 막은 이어폰 덕분에 바깥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내 몸을 타고 전해지는 진동은 더 예민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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