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아 맑은 날들 365

2025년 10월 11

by 토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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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1일 —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합니다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합니다

새벽의 공기가 아직 숨을 고르고 있을 무렵,
오늘이라는 페이지가 천천히 열립니다.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하고,
묵묵히 저 혼자 오는 이 시간을 맞이합니다.


오늘의 역사

오늘, 10월 11일은 국제 소녀의 날 (International Day of the Girl Child) 로 지정된 날입니다.
이 날은 세계가 ‘소녀’라는 이름 아래 흔히 보이지 않거나 들리지 않는 이들의 존재를 환기하기 위해 제정된 날입니다.
교육의 기회, 보건의 권리, 성평등의 목소리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기본이 되기를
누군가는 그 날을 선언했고
우리는 오늘 그 선언을 기억합니다.


점심 무렵, 작은 도시의 도서관 앞 벤치에
한 소녀가 앉아 있었습니다.
어깨엔 오래된 가방 하나,
책 몇 권이 겹겹이 쌓여 있었지요.

잠시 뒤,
한 아이가 다가와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뭐 읽어요?”
소녀는 살짝 놀란 듯
그리고는 미소 지으며
“이 책은 내가 꼭 만나고 싶던 이야기야.”
라고 답했습니다.

아이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작게 입김으로 속삭였습니다.
“나도… 나도 이런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어.”

그 한 마디가
도서관 문틈 사이로 들어온
햇살 하나를 더 환하게 만들었습니다.
소녀는 잠깐 책에서 얼굴을 들고
아이를 바라보았고,
서로가 마주한 그 공간엔
말들이 없어도
서로의 온기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맑은 하늘 너머
눈에 보이지 않는 이름들에게
내 마음을 펼칩니다

이 하루의 문턱에
말 못 한 두려움이 있다면
그 두려움이
흔들리는 속에서도
빛의 결이 되게 하소서

소녀의 속삭임이
거대한 침묵 속에서
잊히지 않기를
읽히지 않은 글자들에게도
기도 하나 닿게 하소서

누군가의 무게로 눌린 마음들을
어루만지는 손길이 있게 하소서
말없이 견디는 시간들에게
한 올의 빛이 깃들게 하소서

기억의 틈새에 남은
슬픔과 분노와 허망함도
오늘의 기도로 감싸안게 하소서
그 모든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서서히 정돈되고
조용히 나아가게 하소서

우리가 서로에게
보이지 않아도
존재임을 인정하는 말이 되고
작은 불빛이 되어
이 길을 비추게 하소서

이 하루의 시작과 끝에
당신의 이름을 담아 부르며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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