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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송이

2025년 12월 10일

by 토사님

12월 10일의 새벽은
붉은 열매가 눈 사이에서 작은 등불처럼 반짝이는 날입니다.
고요한 숲길에서 갑자기 마음을 멈추게 하는 존재,
넌출월귤의 날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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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0일의 꽃 — 넌출월귤 (Gaultheria procumbens) · 차가움 위의 단단한 심장

오늘은 마음의 중심이 유난히 또렷해지는 날입니다.
흩어졌던 기운이 한 점으로 모여
당신의 내면에서 깊은 붉은 빛으로 맺히는 날.


12월 10일에 태어난 당신께

넌출월귤은
겨울이 시작되는 순간에도
잎을 떨어뜨리지 않고 녹색을 지켜내는 식물입니다.
그리고 그 위에 맺히는 붉은 열매는
마치 겨울을 견뎌온 마음의 핵(核) 같습니다.

작고 조용하지만
한 번 마주하면 눈길이 오래 머무는 존재.

당신도 그렇습니다.

크게 말하지 않아도,
당신이 품어온 신념과 성정은
언제나 잎처럼 짙고 변함없으며
끝내는 붉은 열매처럼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어렵고 차가운 계절 속에서도
당신은 흔들리지 않고
자기 중심으로 조용히 돌아오는 사람.

그래서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의 마음은 늦가을에도 시들지 않는 잎과 같다.”

오늘은 그 단단한 중심이 태어난 날,
겨울에도 스스로를 잃지 않는 영혼의 날입니다.


넌출월귤 (Eastern Teaberry · Wintergreen)

넌출월귤은 ‘Wintergreen’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늘 푸른 잎,
붉게 익는 열매,
겨울 바람을 견디는 줄기.

꽃말은
“지속, 숨겨진 열정, 깊은 중심.”

추위를 이기기 위해
자신의 향을 내부에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한 순간에만 내보내는 식물처럼,
당신의 열정도 조용히 오래 머무르고
가장 필요한 때 빛을 발합니다.


✦ 시 — 〈붉은 핵〉

눈발이 스치는 숲
가지는 날카롭고
바람은 먼 이야기처럼 차가웠다

그 가운데
작고 둥근 붉은 열매가
조용히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흔들리지 않는 잎 위에
숨처럼 가벼운 빛이 머물고
나는 그 중심을 오래 들여다보았다

겉은 겨울이었지만
그 속에는
오래 간직한 따뜻함이 있었다

넌출월귤의 붉은 핵에서
나는 당신의 마음을 보았다


✦ 한 줄 주문

들숨에 잎의 힘을, 멈춤에 붉은 중심을, 날숨에 흔들림 없는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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