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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크레딧을 건너뛴 영혼들

죽음 뒤에도 기억을 들고 가는 법. 제1화

by 토사님
ChatGPT Image 2025년 12월 10일 오후 06_28_01.png

이 책을 쓰면서

어릴 적부터 나는 이런 상상을 했다.

“만약 죽음이 진짜 끝이 아니라,
그냥 화면이 한 번 깜빡하고
다음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거라면 어떨까?”

단 한 가지가 늘 아쉬웠다.
왜 우리는 그 전 장면을 기억하지 못할까.

어쩌면 우리는 이미 수십 번, 수백 번
다른 이름과 얼굴로 이 세상을 건너갔을지도 모른다.
다만 매번, 너무도 완벽하게 리셋되어서
이번 생을 “처음”이라고 믿으며 살아갈 뿐.

이 책은 바로 그 틈새에서 태어났다.
“리셋이 우주의 기본값이라면,
그 규칙을 조금이라도 비껴갈 수는 없을까?”
라는 무모하고 집요한 질문에서 시작된 기록이다.


왜 이 책을 쓰게 되었는가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은
“전생은 과학적으로 존재합니다”라고 주장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에 가깝다.

나는 안다.
과학의 언어로 보자면, 이 책의 대부분은 환상이고,
검증되지 않은 상상이며,
실험실 어디에서도 재현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가설을 진짜라고 믿는 사람처럼
끝까지 밀어붙여보고 싶었다.

“죽으면 다음 삶이 이어지고,
그때 대부분의 기억은 리셋된다.
그러나 아주 가끔, 기억을 들고 건너가는 영혼이 있다.”


이것을 하나의 우주 규칙으로 가정한 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떤 태도로 오늘을 기록해야 할까?
어떤 감정, 어떤 사랑, 어떤 후회를
“다음 시즌의 나”에게 남겨주고 건너가야 할까?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가장 진지한 농담이자,
가장 유쾌한 진심이다.


이 책은 누구를 위해 쓰였는가

이 책은, 이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밤에 불 끄고 누웠을 때
아무도 모르게 “죽음이 너무 무섭다”고 생각해본 사람

가끔 설명할 수 없이 낯익은 얼굴, 장소, 상황 앞에서
“우리가 예전에 만난 적 있나?” 하고 속으로 중얼거린 적 있는 사람

현실은 현실대로 살아가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영혼’이라는 단어를 쉽게 버리지 못하는 사람

최면, 명상, 꿈, 자각몽, 전생 회귀 같은 이야기를
“사기”라고 단정하기 전에
한 번쯤 마음의 실험으로 해보고 싶은 사람

무엇보다,
“이번 생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어느 날 갑자기 가슴을 쿡 찌른 경험이 있는 사람

또 한 부류의 독자는 이럴 수도 있다.

“나는 이미 내 생이 여러 번 반복된 기분이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한 장면, 한 감정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설명은 안 되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내가 한 번 더 살아본 사람 같았다.”

이 책은 그런 당신에게
정답 대신 설득력 있는 우주 설정과
상상력으로 짠 영혼 사용설명서를 건네고 싶다.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이 책은 크게 세 가지 일을 한다.


1. “기억이 남아버린 사람들”의 보고서

전 세계에서 보고된
‘전생을 기억한다’는 아이들,
최면 속에서 낯선 시대를 떠올리는 사람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돌아온 이들의 이야기를
하나의 세계관 속에 다시 엮는다.

이 책 속에서 그들은
“증거”라기보다는
이 우주의 규칙이 허용한 예외들,
즉 엔딩 크레딧을 건너뛴 영혼들로 등장한다.


2. 망각이 기본값인 우주의 설계도

왜 우리는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도록 설계되었는지,
기억이 전부 남아 있다면 어떤 재앙이 벌어질지,
망각이 어떻게 우리를 보호하고,
또 어떻게 우리를 가난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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