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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나가듯

무념무상으로 가는 길. 9장

by 토사님

3부. 일상에서 피어나는 무념무상

ChatGPT Image 2025년 12월 19일 오후 07_39_34.png

9장. 관계 속의 무상

가족, 친구, 연인에게 라벨 붙이지 않기

“그럴 수도 있지”의 놀라운 힘

상처 위에도 꽃이 핀다

“사람은 변한다. 그래서 아프고, 그래서 다시 사랑할 수 있다.”


9-1. 가족·친구·연인에게 라벨 붙이지 않기 ― 관계를 굳히지 않는 시선

“사람은 한 번의 말로 완성되지 않는다. 관계도 한 번의 장면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많은 이름을 붙인다.

“원래 저 사람은 그래.”
“늘 그런 식이야.”
“그 사람답지 않게 왜 그래?”

이 말들은
상대를 이해하려는 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관계를 멈추게 하는 문장이다.


라벨은 편리하다.
생각하지 않아도 되게 해주고,
상황을 빠르게 정리해준다.
하지만 그 편리함의 대가로
우리는 사람의 변화 가능성을 잃는다.


관계가 굳어지는 순간

관계가 아파지는 이유는
대부분 큰 사건 때문이 아니다.


작은 오해 하나,
말투 하나,
기대가 어긋난 하루 하나가
서서히 마음속에서 굳어간다.


그리고 우리는
그 한 장면을
그 사람 전체로 확장한다.

한 번 무심했으니, 늘 무심한 사람

한 번 실망했으니, 믿을 수 없는 사람

한 번 상처를 줬으니, 상처 주는 사람

이렇게 라벨이 붙는 순간,
관계는 더 이상 흐르지 않는다.
무상(無常)은 이 지점에서
조용히 질문을 던진다.

“지금 보고 있는 모습이, 정말 전부일까?”


무상의 시선 ― 사람은 늘 변한다

무상은
사람이 변덕스럽다는 말이 아니다.
사람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기분이 달라지고,
상황이 바뀌고,
마음의 날씨는 매일 다르다.


어제의 그 사람과
오늘의 그 사람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도
같은 마음일 수 없다.


무상의 시선은
이 변화를 위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인다.

“변하지 않는 사람보다, 변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인간답다.”


라벨을 내려놓는 작은 연습

관계에서 마음이 굳어질 때
아주 짧은 문장을 마음속에 놓아보자.

“이 모습이 전부는 아닐지도 몰라.”

“지금은 이럴 수 있겠지.”

“나도 늘 같지는 않잖아.”

이 문장은
상대를 옹호하기 위한 말이 아니다.
관계를 살려두기 위한
숨 쉴 틈이다.


라벨을 내려놓는 순간,
상대는 다시
‘사람’으로 돌아온다.
나와 마찬가지로 흔들리고,
배우고, 변하는 존재로.


일상 속 적용

가족의 말이 날카롭게 느껴질 때
→ “오늘은 힘든 날일지도 몰라.”


연인의 행동이 서운할 때
→ “지금의 모습이 전부는 아닐 거야.”


친구의 침묵이 길어질 때
→ “각자의 속도가 있지.”

이렇게 생각을 늦추는 것만으로도
관계의 온도는 달라진다.


마무리 문장

“사람을 규정하지 않을 때,
관계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무상은 변덕이 아니라,
서로를 다시 만날 수 있게 하는
가장 따뜻한 가능성이다.”


9-2. “그럴 수도 있지”의 놀라운 힘 ― 갈등을 녹이는 말 한마디

“이 한마디가 관계의 숨통을 틔운다.”

관계의 갈등은
대부분 사실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해석에서 시작된다.

상대의 말 한 줄,
행동 하나를
우리는 너무 빨리 의미로 번역한다.

“나를 무시했어.”

“일부러 그런 거야.”

“변했어.”

이 해석들은
사실처럼 느껴지지만
대부분은 마음이 만든 이야기다.

무상은 이 지점에서
말 한마디를 건넨다.

“그럴 수도 있지.”


판단을 늦추는 투명한 렌즈

“그럴 수도 있지”는
상대를 옹호하는 말이 아니다.
내가 틀렸다는 인정도 아니다.


그 말은
판단을 잠시 유예하는 장치다.


흑백으로 갈라지던 마음에
투명한 여백이 생기고,
그 여백 덕분에
다른 가능성이 들어올 자리가 열린다.

“판단이 멈추는 순간, 대화는 다시 숨을 쉰다.”


방어를 풀어주는 언어

사람은
자신이 공격받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마음을 닫는다.

“그럴 수도 있지”는
상대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나는 너를 몰아붙이지 않을게.”

“지금 당장 결론을 내리지 않아도 돼.”

“여기엔 아직 안전한 공간이 있어.”

그래서 이 말은
설명보다 빠르게
관계의 긴장을 풀어준다.


갈등의 순간에 쓰는 짧은 루틴

가슴이 먼저 반응할 때, 숨 한 번.

마음속으로 조용히 말한다. “그럴 수도 있지.”

바로 답하지 않는다.

가능하다면 묻는다. “어떤 상황이었어?”

이 순서만 지켜도
대화의 방향은
놀랍도록 달라진다.


일상의 예시

약속에 늦은 사람에게
→ “그럴 수도 있지. 무슨 일 있었어?”


서운한 말을 들었을 때
→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숨 고르기


기대가 어긋났을 때
→ “내 기대가 컸을 수도 있어.”

이 말은
문제를 덮는 말이 아니라,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온도를 만든다.


마무리 문장

“그럴 수도 있지는
상대를 이기는 말이 아니라,
관계를 살려두는 말이다.
판단을 늦춘 자리에서
이해는 스스로 찾아온다.”


9-3. 상처 위에도 꽃이 핀다 ― 변하는 마음과 다시 만나는 용기

“상처는 끝이 아니다. 관계가 다른 계절로 건너가고 있다는 신호다.”

관계에는 상처가 생긴다.
아무리 조심해도, 아무리 사랑해도
말은 어긋나고 마음은 엇갈린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상처를 관계의 실패로 여긴다.
“이 관계는 틀렸어.”
“다시는 돌아갈 수 없어.”


하지만 무상은
다르게 말한다.


상처는
잘못 연결되었다는 증거가 아니라,
깊이 연결되었다는 흔적이라고.


상처가 남는 이유

상처는
마음이 열려 있을 때 생긴다.
기대가 있었고,
의지가 있었고,
함께 가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에
아픔이 남는다.


무심한 관계는
아프지도 않다.
아프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이 닿았다는 뜻이다.

“아픔은 관계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무상의 지혜 ― 머물지 않는 마음

무상은
상처를 지우라고 말하지 않는다.
억지로 잊으라고도 하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속삭인다.
“이 감정도 머물지 않는다.”


분노도, 슬픔도, 서운함도
지금은 크지만
시간의 호흡 속에서는
결이 바뀌고 색이 옅어진다.


이 사실을 알면
우리는 상처와 함께
조금 더 숨을 쉴 수 있다.


다시 만나는 용기

무상은
무조건 다시 다가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거리두기가 필요할 때도 있고,
쉼이 필요한 관계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문을 완전히 닫지 않는 일이다.

“지금은 멀리 있어도 괜찮아.”

“하지만 이 관계는 아직 변하고 있어.”

이 여백이
미래의 다른 가능성을 살려둔다.


작은 실습 ― 상처를 품는 한 문장

오늘 마음에 남아 있는 관계 하나를 떠올려본다.
그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면
가슴이 조금 아파도 괜찮다.

그리고 조용히 말해본다.

“이 상처도 변하고 있다.”

이 한 문장은
상처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위에 삶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부드럽게 알려준다.


꽃은 상처를 밟고 피지 않는다

꽃은
상처를 덮고 피지도 않고,
상처를 없애고 피지도 않는다.

그저 그 자리에서
계절을 건너 피어난다.

관계도 그렇다.
상처가 있었던 자리에서
다른 말이 나오고,
다른 눈빛이 오가고,
다른 형태의 사랑이 시작될 수 있다.


마무리 문장

“상처 위에도 꽃은 핀다.
무상은 아픔을 없애는 지혜가 아니라,
아픔과 함께 다시 살아보는 용기다.”


9-4. 놓아줌도 무상의 한 얼굴 ― 머물지 않게 보내는 용기

“모든 인연이 끝까지 머물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종종
관계를 지키는 것만이
성숙이라고 믿는다.


참고, 이해하고,
상처를 안고,
끝까지 버티는 것이
어른스러운 태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어떤 관계는
계속 붙잡을수록
서로를 더 아프게 한다.


무상은 이 지점에서
아주 조용히 말한다.

“이 관계도, 머물지 않아도 된다.”


떠남은 실패가 아니다

관계가 멀어질 때
우리는 쉽게 자책한다.

“내가 부족해서…”

“조금만 더 참았으면…”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러나 모든 인연이
같은 속도로 성장하지는 않는다.
어떤 관계는
함께 걷다 갈림길에 이르고,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한 시간이었을 수도 있다.


떠남은
사랑의 부정이 아니라,
관계의 형태가 바뀌는 순간일 수 있다.


무상의 경계 ― 나를 지키는 거리

무상은
상대를 무조건 이해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나를 소진시키는 관계 앞에서는
거리를 둘 줄 아는 지혜를 포함한다.

계속 상처를 주는 말

반복되는 무시

존중받지 못하는 관계

이런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도망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선택이다.

“무상은 모든 것을 받아들이라는 말이 아니라,
무엇을 놓아야 하는지도 알게 해준다.”


놓아줌의 실습 ― 마음속 작별 인사

지금 떠올리면
가슴이 무거워지는 관계 하나를 떠올려본다.

그리고 조용히 말해본다.

“여기까지였을 수도 있겠다.”
“이 인연도 나를 지나가고 있다.”


눈물이 나도 괜찮다.
아쉬움이 남아도 괜찮다.
그 감정 역시
무상의 일부다.


놓아준다고 해서
그 시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관계는
이미 나를 통과했고,
나를 조금 바꾸어 놓았다.


관계는 끝나도, 배움은 남는다

무상은
관계를 끊어내는 기술이 아니다.
관계를 삶의 일부로 잘 접어두는 기술이다.


끝난 인연 속에서도
우리는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아파하는 법을 배웠고,
조금 더 단단해지는 법을 배웠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마무리 문장

“머무는 것도 무상이고,
떠나는 것도 무상이다.
중요한 것은
그 인연이 머무는 동안
내가 나 자신을 잃지 않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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