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김마저 얼어붙는 겨울바람이 부는데
아득한 추위에도 봄같은 비가 내린다
창을 쓰다듬는 소리가 보드랍게
따뜻한 아침을 깨우려고 분주하다
고무장화가 아니어도 신발을 적시지 않고
양말 한 겹 입은 발가락도 따뜻했다
비가 비답게 쏟아졌지만 이상하게도
밉지 않아 자꾸만 소매 한 쪽을 내어주었다
폭풍과 함께 교복 치마를 뒤집어 놓고
나무를 뿌리채 뽑아 쓰러트리는 잔혹한 비가
우산을 던져놓고 웅덩이 물장구를 치게 만들던
천진한 비가 되어 나를 안고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