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멋있게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한 고찰

최고의 교사는 반면교사

by 쏘담쏘담

요새 멋없는 할머니들 때문에 힘들다 보니
멋있는 할머니들을 보면 자주 시선이 간다.

오늘 호수공원에서

트렌치코트를 입고
스카프를 하고
하얀 부츠까지 신은 70세 인지 80세 인지
나이도 가늠이 안 되는 멋쟁이 할머니를 보았다.

나이가 드는 건 이제 수용이 된다.
머리색도 점점 하얗게 변하고
하나둘 주름도 생기고
체력도 떨어지고

나이가 드는 건 선택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어떤 모습으로 나이가 들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어떤 사람이 될지는 공평하지 않다.

어른이 되었다고 성숙함이 당연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저기 앉아계신 할머니처럼

멋쟁이할머니처럼 늙고 싶다.


젊은 사람들의 생각을 존중할 수 있고
나이에도 그 나이만의 가꿀 수 있는 멋을 알고
나에게 경험이 아주 많을지라도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아는 할머니의 모습으로.


그래서 계속 고민해야 한다.
어떤 모습으로 나이가 들지.

주변의 수많은 눈살이 찌푸려지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렇게 늙지 말아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원하는 딱 100프로의 롤모델이 없더라도
내가 피하고 싶은 사람의 모습만 조심하면
조금 더 나은 할머니가 되어있지 않을까..?


교사 중 최고의 교사는 반면교사이다.


오늘도 못난 사람들을 만나면 생각한다.

나는 오늘 더 나은 사람이 되겠구나.


운이 좋게도 나는

병원에서, 학교에서 못난 인간의 군상들을 많이 만났다.

그때마다 깨지고 아프고 슬펐지만

무언가를 배워왔다.


어떤 사람으로 인해 속상할 때 생각한다.

나에게 저런 모습이 있지 않을까?


항상 반성하고 노력해야 한다.

움직이지 않으면 금방 붙어버리는 군살처럼

쓰지 않으면 금방 녹이 슬어버리는 쇠처럼

마음도 마찬가지다.


신체만 자기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매일 들여다보고 가꾸고 키워나가야 한다.


이걸 하지 않은 사람과

하는 사람은 분명히 다른 모습으로 나이 들어 있을 것이다.


나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고자 한다면, 그 누군가의 존재부터 인정하고 그로부터 배울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나의 존재만을 일방적으로 전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무엇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에게든 배울 수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는 학생이 교사에게 배우지만
세상이라는 학교에서는 교사가 학생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다.
우리는 그 존재를 인정하고 애정 어린 눈으로 그것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청춘이 가는 것을, 나이가 드는 것을,
늙는 것을 사람들은 서러워한다.
하지만 지나간 세월을 돌이킬 수 없는 것처럼
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도 없다.
나이가 드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나만 나이를 먹는 게 아니므로.
우리가 정말 안타까워해야 할 것은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 삶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현재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든
나 자신에게 떳떳하고,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삶에서 충분한
역할을 해냈다고 할 수 있다.

가치 있게 나이 드는 법
- 무엇이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가
전혜성 지음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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