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단 둘이 떠나는 영국 여행, 그 시작

엄마와 영국 여행-1 : 셜록홈즈 박물관, 버킹엄 궁전

by 세런 Seren

나는 영국을 좋아한다.

왜 좋아하냐고 물으면 말문이 막히지만 (이유가 너무 많아서 하나를 꼽을 수 없다고 변명해 본다)

나름 적지 않은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나의 선호가 확실해졌다.

나에게 있어 영국은,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라 1순위였다.


2023년 8월 더위가 조금 주춤할 무렵, 엄마와 설레는 마음으로 아시아나 런던행 직항 비행기를 탔다.

나는 2020년 입사 이래 처음으로 여름휴가를 길게 내고, '엄마'와 여행을 가는 거였고 (그전에는 혼자, 친구랑, 동생이랑만 해외를 가보았다), 엄마는 태어나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하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회사 일과 엄마 '국제 미아' 만들지 않고 좋은 추억 남겨 주기 퀘스트로, 엄마는 아빠와 두 냐옹님을 두고 가는 것부터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가 무사히 일정을 마칠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다.

하지만 막상 비행기에 오르니 '될 대로 되겠지!' 싶었고, 다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는 순간 우리는 '조금 더 길게 잡을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패딩턴 베이슨을 힘차게 걷는 엄마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해 히드로 익스프레스(Heathrow Express)를 타고 패딩턴 역에 도착했다. 나는 공항 이동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숙소를 패딩턴 역 근처로 잡았고 런던 시내는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좋은 선택이었다.


체크인 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패딩턴 베이슨(Paddington Basin)을 힘차게 걷는 엄마의 뒷모습을 담았다.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는 첫날, 우리는 셜록홈스 박물관이 있는 베이커 스트리트(Baker St)를 지나 조용한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었다.

밤 사이 비가 온 듯 청량한 공기에 엄마가 감격했다. (비염이 사라진 거 같다고)




셜록 홈즈 뮤지엄 외관에서 인증샷 찍고, 첫 브런치를 먹으러 가는 길

브런치를 먹은 뒤 우리는 근위병 교대식을 보러 갔다. 가기 전에 하이드 파크(Hyde Park) 코너에 있는 웰링턴 아치(Wellington Arch)를 들렀다. 영국 곳곳에서는 참전 영웅의 희생을 추모, 기념하는 시설이 있다. 한국과 다르게, 비석이나 동상 근처에는 희생을 기리는 의미를 담은 '빨간 포피(Poppy, 양귀비꽃)'가 놓여 있다. 포피를 볼 때면, 영국인들이 그들의 일상에서 공동체를 위한 헌신을 기억하려는 모습 같아 인상 깊다.


영국의 날씨가 항상 흐리다는 편견을 버려라

공원을 가로질러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과 이어진 더 몰(The Mall) 길을 걸었다. 이 길은 교대를 하러 가는 근위병들이 행진하는 길이다. 그래서 이 길의 끝에는 사람들이 진을 치고 근위병들이 나오는 걸 직관하기 위해 기다린다. 우리도 얼른 자리를 잡고 서서, 빨간 상의에 얼굴의 반을 가린 검은 털모자를 쓴 음악대의 행진을 보았다. 피리 부는 사나이 뒤를 쫓는 아이 마냥 이들의 행진을 따라 다시 버킹엄 궁전으로 가면 된다.

더 몰을 따라 버킹엄 궁전으로 행진하는 근위병

행진을 다 보고 나오는 길에 빅토리아 메모리얼(Queen Victoria Memorial)과 컨스티츄선 힐 메모리얼 가든(Constitution Hill Memorial Garden)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인파 속에서 열심히 근위병들을 쫓아가느라 허기가 졌다. 길을 걷다 단 내에 끌려 카페를 겸한 베이커리에 들어갔는데 빵 근처를 날아다니는 벌들과 카페를 이용할 사람은 빵을 고르기 전에 자리를 먼저 안내받아 잡아야 하는 시스템이 신기했다.

달달한 디저트로 당을 채운 뒤 우리는 런던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인 내셔널 갤러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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