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교 3학년이 되던 해에 갑자기 부모님께서 교회를 다니자고 하셨다. 아시는 분이 두 분을 전도하신 것이었다.
두 분이 교회에 다니시고, 나와 내 동생도 같은 교회에 다니면서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먼저, 어머니의 폭행이 없어졌다. 그것이 교회에 다녀서 모범이 되는 생활을 하기 위해서 변화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맞지 않아도 되는 상황은 좋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무뚝뚝하시고, 가정에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으며, 어머니는 육체적인 폭력 대신 모양을 바꾼 다양한 폭력을 행사하셨다. 그때는 그것이 폭력이고 학대인지 몰랐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그건 폭력이자 학대였다.
어머니는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신앙생활에 푹 빠지셨다. 내 눈에는 마치 시댁에서 받는 스트레스, 남편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기에 최적의 방법을 찾은 듯 보였다.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목소리 높여 기도하고, 찬송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듯 보였다. 아무튼 난 교회 친구들과 만나는 것이 너무 재밌고 좋아서 교회에서 신앙생활하는 것이 나쁘지 않았다.
50대가 된 지금도 친하게 만나는 그 당시 교회 친구가 있을 정도니 그 당시에는 얼마나 친하게 지냈는지 추측이 갈 것이다.
문제는 어머니의 신경질과 간섭과 잔소리가 이상한 방향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겠다.
1. 그 당시 교회에는 주일 오전 예배, 주일 오후 예배, 수요 예배, 금요 철야 예배 이렇게 4개의 주요 예배가 있었다. 어머니는 그 4개의 예배를 모두 참석할 것을 나에게 강요하셨고, 예배에 빠지는 날은 폭풍 잔소리에 시달려야 했다.
2. 예배에 참석하면 어머니는 내 옆자리나 내 뒷자리에 앉으셨다. 그리고, 내 찬송 소리나 기도 소리가 작으면 여지없이 어머니의 손이 내 옆구리를 찌르며, 나지막이 내 귀에 속삭였다. '목소리 크게 안 해?' '찬송 크게 불러' '기도 크게 해' 난 이런 것이 너무 스트레스였다. 중간에 기도를 하면서 목사님이 '모두 손을 들고 기도해 주세요'라고 말씀하실 때가 있다. 이 때도 손을 최대한 높이 들지 않고 조금만 손의 높이가 낮아도 여지없이 옆구리 찌르기와 '손 높이 안 들어?'가 날아왔다. 기도 중에는 분명히 눈을 감고 기도할 텐데 날 감시하기 위해 눈을 뜨고 있던 것이었다. 기도라는 것이 마음에서 우러나서 해야 하는 거지 옆에서 옆구리 찌르면서 잔소리 들으면서 하는 기도가 의미 있나 싶었다.
3. 집에서 가정 예배 드리는 것을 강요했다. 가뜩이나 수험생이고 아침잠이 많은데, 새벽이면 여지없이 깨워서 졸린 눈을 비비며 예배를 드려야 했다. 그 당시에는 힘들어도 그냥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예전에 육체적으로 때리고 통제하던 방식을 교회라는 이름만 바꾼 방식으로 나를 학대하는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교회 문제와 함께 어머니가 나를 힘들게 한 것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잔소리였다. 잔소리는 어머니는 누구나 하는 것 아니야라고 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 어머니는 강도가 높았다.
어머니는 평소에도 잔소리를 많이 하셨지만 같이 밥 먹는 식사자리에서는 무조건 잔소리를 하셨다. 식사하면서 단 한 번도 잔소리를 안 들은 적이 없다. 좋은 말도 두세 번 들으면 싫어지는 데, 싫은 소리를 계속 듣고 있으면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분간도 안 가고, 그냥 빨리 이 자리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만 들어서 밥을 거의 씹지도 않고 삼키는 날이 많았다.
소화가 잘 안 되고, 식사 때마다 불안 증세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오죽하면, 난 지금도 집에서 식사할 때 아이가 잘못한 것이 있어서 아내가 조금이라도 잔소리를 하려고 하면, 아내에게 부탁한다. 미안한데, 혼낼 일 있으면 밥 다 먹고 혼내고, 밥 먹을 때는 좋은 얘기, 즐거운 얘기만 하면서 즐겁게 식사하자고 부탁한다.
어머니의 잔소리가 최악인 이유는 하나 더 있었다. 바로 같은 얘기를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내가 어머니 앞에 있는 한 무한 반복하신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내가 중간고사 성적이 떨어졌으면, 왜 공부를 안 했냐고, 도대체 뭐 하는 거냐고 폭풍 잔소리를 늘어놓으신다. 그리고, 한 1분이나 지났으려나.. 다시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신다.. 그리고 다시 1분 후 똑같은 잔소리.. 정말 사람 미친다.. 보통 10번 이상 반복하고 계시면, 식사 시간이 끝나거나 외출을 해야 하는 상황 등이 발생해서 잔소리는 강제 종료된다.
P.S. 글의 힘은 위대하다. 아직 쓸 내용이 많이 있지만, 글을 쓰면서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