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울이 만든 균열 3/3

- ‘한 방울’ 실험과 내면의 충돌

by 북돌이

그리고 한 방울.

한은 비커와 스포이트를 씻고

민경의 잔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린다.


겉보기에 변화는 없어 보인다.

색도 없고 냄새도 없다.

그런데 이 작은 하나가

전부를 바꾼다고 말한다.


물은 집단이고,

와인은 개인이고,

혹은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침입과 정복, 뜯어 삼킴.


그런 문장을 읽는 동안

나는 자꾸

와인 묻은 셔츠를 떠올린다.

깨끗함 위에 번지는 붉은 얼룩.


얼룩은 때가 아니라

기억이기도 하다.

지우려 할수록

섬유 깊숙이 스민다.


그래서 이 소설의 초반부는

사건을 서둘러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한 번 생긴 균열이

어떻게 삶 전체를 흔드는지 보여 준다.


완벽이 흔들리는 소리,

기도가 흔들리는 소리,

사랑이 흔들리는 소리.

딸랑, 하고.


마지막에 남는 건

누가 누구의 구원인지

쉽게 정리되지 않는 감각이다.

구원이란 말이 오히려 무거워지는 감각.


여러분의 일상에도

겉보기에 티 나지 않는

한 방울 같은 순간이

조용히 스며든 적이 있나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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