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전담경찰관의 사회규범 이야기
친구의 몸은 마치 보물 상자 같아서,
허락 없이 열면 친구 마음이 아프단다.
서로의 보물을 지켜줄 때,
친구와 함께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어.
아이들과 거실에서 블록 놀이에 한창이던 어느 저녁, 둘째 다온이가 블록을 쌓다 말고 고개를 들어 내게 물었다.
"아빠, 오늘 친구가 다른 친구 엉덩이를 만졌는데 선생님이 그러면 안 된다고 하셨어. 왜 친구 몸을 함부로 만지면 안 돼?"
호기심으로 반짝이는 눈빛을 마주하자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잠시 망설여졌다. 딸을 둔 아빠로서, 결코 가볍게 흘려보낼 수 없는 질문이었다. 누군가의 몸을 함부로 만지는 일이란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며 반드시 지켜야 할 중요한 약속과도 같기 때문이었다.
아빠: 우리 몸에는 소중하게 지켜야 곳들이 있어. 특히 가슴이나 엉덩이, 가랑이 같은 곳은 함부로 만지면 안 돼.
다온: 왜 안 돼?
아빠: 그 부분은 우리 몸에서 아주 곳이거든.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고, 또 커가면서 더 민감해지고 소중해지는 곳이기도 해. 그래서 다른 사람이 허락 없이 만지면 몸도 마음도 크게 다칠 수 있어.
다온: 근데 장난으로 만지는 건 괜찮은 거 아니야? 친구들이랑 장난으로 만지고 그러는데?
새봄: 다온아, 지난번에 네가 갑자기 내 엉덩이를 꾹 눌렀을 때 언니가 깜짝 놀랐잖아. 너는 장난이라고 했지만, 나는 기분이 안 좋았어.
아빠: 바로 그거야 얘들아. 아무리 장난으로 했더라도 상대방이 싫다고 느끼면 그건 옳지 않은 행동이 되는 거야. 특히 몸의 중요한 부위는 아무리 장난이라 하더라도 절대 만지면 안 되는 곳이지.
다온: 그럼 내 엉덩이를 내가 만지는 건 괜찮아?
아빠: 음... 네 몸을 궁금해하고 만져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하지만 그 부분은 아주 특별한 곳이기 때문에 스스로도 자신의 몸을 소중히 다뤄야 해.
새봄: 아빠, 그러면 친구랑 손잡는 건?
아빠: 손을 잡는 건 괜찮을 수도 있지. 하지만 그럴 때도 "손 잡아도 돼?" 하고 물어보고, 친구가 싫다고 하면 멈추는 게 맞아.
다온: 그럼 친구를 안아주고 싶을 때도 물어봐야 돼?
아빠: 물론이지. "안아도 돼?" 하고 물어보고, 친구가 기분 좋게 "응" 하면 그때는 괜찮아. 중요한 건 언제나 허락을 먼저 구하는 거야. 그게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이란다.
나는 아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예시를 들었다.
아빠: 얘들아, 너희들 보물 상자 가지고 있지? 거기엔 새봄이 다온이가 아끼는 인형이나 반짝이는 액세서리 같은 게 들어 있잖아. 다른 사람이 허락도 없이 그 상자를 막 열어보면 기분이 어떨까?
새봄: 엄청 화나지! 내 보물인데!
아빠: 맞아. 몸의 중요한 부위도 마찬가지야. 그건 각자가 지켜야 하는 소중한 보물이지. 그러니까 허락 없이 만지는 건 그 사람의 보물을 훔쳐가는 것처럼 잘못된 거야.
다온: 그럼 그 사람이 만지고 가버리면 어떡해?
아빠: 그럴 땐 바로 큰 소리로 "싫어!"라고 말하고, 가까운 어른에게 바로 알려야 해. 네 보물을 지키기 위해 용기 내어 말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야.
새봄: 그럼 그 사람은 감옥에 가?
아빠: 맞아. 도둑이 남의 물건을 훔치면 벌을 받듯이, 남의 몸을 함부로 만지는 것도 큰 잘못이야. 그래서 경찰 아저씨들이 잡아가고 법으로 벌을 받게 돼.
다온: 근데... 아빠는 내 엉덩이 왜 만져? 그럼 아빠도 경찰 아저씨들한테 잡혀가겠네?
다온이의 말에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처음에는 서운한 기분이 들었지만 오히려 지금이 아이들에게 분명하고 바르게 알려줄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 음... 아빠가 너희 엉덩이를 토닥이는 건 장난이 아니라, 사랑한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거야. 하지만 그건 우리 가족 안에서, 너희가 편안하다고 느낄 때만 가능한 거지. 만약 너희가 싫다고 하면 아빠도 절대 하면 안 돼.
다온: 그럼 아빠도 우리한테 허락을 받아야 돼?
아빠: 그렇지. 아무리 가족이라도, 네 마음이 싫다면 그건 하면 안 되는 거야. 그래서 너희가 불편하면 꼭 "싫어"라고 말해야 하고, 아빠도 그 말을 존중할 거야.
새봄: 아, 그러니까 누구든지 사랑을 줄 때는 괜찮은지 물어보고 해야 되는 거구나?
아빠: 맞아, 새봄아. 사랑은 상대방이 기분 좋을 때 함께 나누는 거야. 그게 진짜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방법이야.
새봄: 나 이제 알 것 같아.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하고, 다른 사람 몸은 만지는 거는 꼭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거지?
아빠: 정답이야! 아주 잘 이해했어. 앞으로도 서로의 경계를 존중하면서 예쁘게 친구들과 지내면 돼.
두 아이는 잠시 눈치를 보며 서로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새봄: 다온아, 손 잡아도 돼?
다온: 응! 근데 엉덩이는 금지야!
아빠: 그럼 아빠는?
다온: 아빠는... 가족이니까 특별히 허락해 줄게! 대신 아빠 배 위에서 놀게 해줘야 해!
새봄: 나도! 나도!
아이들이 나를 밀치고 배 위로 올라탔다.
아빠: 좋아! 대신 배 위에서 놀다가 방귀 나와도 책임 못 진다?
다온: 에이, 아빠 방귀는 너무 지독해서 반칙이야! 냄새가 너무 심하면 경찰 아저씨가 잡아간다!
두 아이는 내 배 위에서 깔깔 웃으며 데굴데굴 굴렀고, 그 웃음이 내 마음까지 한결 가볍게 해 주었다. 엉뚱한 규칙과 장난스러운 대화 속에서 아이들은 몸의 경계를 배우고, 나는 자연스레 소중한 가르침을 전할 수 있었다. 서로의 경계를 지켜 줄 때, 웃음도 마음도 더 따뜻해진다.
아이들은 종종 부모에게 '왜 친구 몸을 만지면 안 돼요?'와 같은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 안에는 타인을 존중하고 사회적 규범을 이해하는 중요한 가치가 담겨 있으며, 부모의 답변은 아이가 책임감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아동기에 가벼운 장난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도 성인이 되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부모가 인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형법 제260조 (폭행)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무엇보다 먼저 알려주어야 할 것은 모든 사람의 몸은 존중받아야 할 고유한 영역이라는 점입니다. 허락 없이 신체에 접촉하는 행동은 상대방에게 불쾌감이나 정서적인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예절을 넘어 타인의 감정과 경계를 존중하는 기본 원칙입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이를 이해한다면 또래 관계와 사회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존중을 실천하는 습관을 기르게 됩니다. 이러한 가르침은 특별한 교육이 아니라 생활 속 습관으로 쉽게 가르칠 수 있습니다.
동의 구하기: 행동하기 전 "해도 될까?"라고 묻는 습관을 기른다.
거절은 존중하기: 친구가 "싫어"라고 말하면 즉시 멈추고 상대방의 뜻을 받아들이게 한다.
'친구의 몸은 친구의 것'이라는 원칙을 명확히 배운 아이는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불필요한 갈등이나 법적 문제를 예방하는 지혜까지 얻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