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화] 다시 익숙한 곳으로, 그러나 예전과는 다른

와이프 시점 Chapter 3

by 가만히 흐르는중
미국 생활의 끝자락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땐 막연한 두려움이 컸지만,

어느새 그곳에서의 삶에 익숙해졌고,

아이와 함께 쌓아온 소소한 일상은 내게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이웃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아이와 동네 산책을 하며 계절의 변화를 느꼈던 그 평범한 날들이

이제는 영원히 접어두어야 할 추억이 되었다.

이런 감정들로 인해 짐을 싸며 문득문득 마음이 뭉클했다.



미국에서 보냈던 시간은 나를 변화시켰다.

누구보다 외로웠지만, 그만큼 단단해졌고, 아이와의 유대도 깊어졌다.

그래서일까.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반갑기보다는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한국에 도착한 뒤에도 한동안은 어딘가 내 자리가 아닌 듯한 느낌이었다.

익숙한 거리, 익숙한 말, 익숙한 사람들 사이에 있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낯설었다.

남편은 곧바로 다시 바쁜 일상에 들어갔고,

아이는 빠르게 한국 생활에 적응하며 엄마와의 시간을 이어갔다.



나는 또다시 ‘적응’이라는 단어 앞에 서 있었다.

어느덧 나도 모르게 미국에서의 삶을 그리워하고 있었고,

그곳에서 느꼈던 소소한 여유가 한국에서는 다시 사치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 나는 안다 어떤 환경에서도 나와 아이만의 일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조금 더 성숙해진 마음으로, 나는 다시 삶의 리듬을 맞춰가기 시작했다.

지금 이곳이 내 자리라면, 나는 여기에서 나만의 하루를 만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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