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언젠가는 껌이다.

by 주아

옛날에 껌은 씹다가 벽에 붙여놓고,

다음에 또 씹고 또 벽에 붙여놨다가

또다시 씹는 것을 반복했다고

어릴 적 어르신 분들께 들은 기억이 난다.


내가 아는 껌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씹거나

입안이 심심할 때 씹는 것으로

단물이 빠지면 버려지는 것이다.


1980년대 중반 ~ 90년대 초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으면

10대 어린아이들이나 어르신 분들이

식당으로 들어와 껌을 팔던 모습이 기억난다.


또한 예전에 풍선껌은 나에게 놀라운 존재였다.

껌 안에 바람을 불면 풍선처럼 늘어나는 모습이

얼마나 신기하고 놀라웠는지 한동안

그 재미에 빠졌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가끔 껌을 짝짝 씹는 무서운 형/누나들과

딱딱 소리를 내며 껌을 씹는 이모들은

나에게 공포의 대상일 때도 있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주변에서 껌 씹는 소리가 들리면 긴장이 됐었다.


이처럼 나에게 껌이란 반가운 이미지가 아니다.

현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느 회사든지 인턴으로 일하는 직원들은

회사에서 언제 누구를 채용할지

미리 알려주지 않는다.


인턴 과정을 종료하고

채용이 된 직원은 행복하지만,

채용이 되지 못한 인턴직원에게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이 부족함도 있지만

자신의 장점을 써먹고

버려진 존재로 생각할 때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이런 과정을 껌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껌은 단물이 빠지면 버리듯,

회사에서 직원을 채용함에 있어서도

능력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회사의 직원으로서의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되면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올라간다.


나도 언젠가는 껌처럼 회사를 나가야 할 수도 있다.

그건 회사 어디에서도 미리 알 수 없다.

회사에서 인사발령을 미리 알 수도 있지만,

부서에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인원이 된다면

인사발령 공문을 보고서야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껌은 여러 번 씹어야 단물이 나오고,

그 단물이 빠지기 위해서 시간도 필요하다.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인턴 및 계약직이라는 신분으로

또는 직원이라는 신분으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올렸지만

회사는 그 이상을 바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 이상을 하지 못하는 경우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나거나

조용히 퇴사 분위기를 조성한다.

회사에서 직원을 직접

퇴직시키기에는 위험이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이 직접 퇴사를 하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책상을 빼기도 한다.


이 얼마나 힘들고 지치고 어이없는 일인가?

하지만 이게 현실이 된 지 오래되었다.

회사에 자신이 없으면 안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사실 나도 자신감이 넘쳤을 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건 모두 착각이다.

자신이 없어도 회사는 잘 돌아간다.

때로는 더 잘 돌아가고 영업이익이 늘 때도 있다.


회사 입사를 원하는 사람은 많기 때문에

입사 지원 시 경쟁률이 높은 회사들이

더욱 그러한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더 젊고 똑똑하고 재능이 많은 친구들이

요즘 취업을 위해 자기 계발을 하며 준비 중이다.

어느 뉴스 기사에서는 회사에서 경력을 채우고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경력직으로 입사를 위해

몇 년 안에 퇴사를 한다는 소식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내가 껌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젊은 세대를 보면 회사가 껌이 되는 경우이다.

이처럼 새로운 세대에 새로운 모습으로

새롭게 변화가 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변화가 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반가운 일이다.

옛날 방식으로 선임이 시키면

무조건 해야 하는 시대는

이제 저 멀리 사라지고 있다.


나는 이 문화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느꼈었는데

이제야 그런 문화가

점점 변화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

젊은 세대 분들께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내가 그렇게 마음을 두는 이유는

내 자녀들이 자라 사회에 나올 때

아빠와 같은 문화를

경험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었다.


껌처럼 단물이 빠지면 버려지는 문화도

이제는 반드시 변화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좀 더 직원이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더 일을 재미있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아마 자신의 능력에 최대치를 했어도

넘을 수 있을 것이다.


직원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늘려주고,

성과를 올린 직원들에게는 더 높은 포상을 주며,

직원 한 명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즐기면서 함께 돕고 함께 하는 회사가 된다면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일하고 싶은 회사,

함께 하는 회사로 변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직원이 행복한 회사는

반드시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나는 믿고 있다.


우리의 후손을 위해서라도 힘들고 지친 회사보다.

즐겁고 출근하고 싶은 회사로 변화되기를 바란다.



주아생각은
매주 목요일 아침 07시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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