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29.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돈이 아무런 대가 없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생각은 틀렸다. 우리는 돈을 모으는 과정에서, 심지어 돈을 충분히 모은 이후에도 돈이라는 존재로 인해 육체적 노동과 정신적 소모를 착취당한다. 금을 만들어내는 연금술사가 되지 않는 이상, 우리는 돈의 착취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에 돈과의 정신적 관계에서 항상 신중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돈을 어느 정도까지, 어떠한 대가를 감내하면서까지 버는 것이 적당한지 고민해보려 한다.
우선 돈은 안정적인 삶에 필수적이다. 인간은 누구나 안정성을 추구하고, 이를 온전히 이루기 위해서는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재정적으로 위태롭지 않을 정도의 부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기준은 소비 수준과 직결된다. 내가 지출하는 돈보다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다면 안정적인 삶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지출이 갑자기 늘어나는 시기에도 이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여유 자금이 비축되어 있거나, 향후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있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즉, 미래에 예상되는 지출을 따라갈 정도로 자본 축적이 가능한 흐름을 갖추고 있다면 ‘부의 최소 조건’을 충족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생각해 보면, 요즘 청년들이 공무원이 되기 위해 자신의 청춘을 거의 전부 투자하는 현상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란 청년들은 미래에 자신이 지출해야 할 돈이 얼마나 막대한지 이미 알고 있다. 매년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 결혼 이후 부담해야 할 자녀 양육비의 잔인한 수준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안정적인 직장과 소득을 찾을 수밖에 없다. 고등학교를 자퇴한 학생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이야기가 더 이상 놀랍지 않은 것이 지금의 시대다.
그렇다면 부는 언제 ‘과한 것’일까?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는 질문이라고? 전혀 아니다. 특히 크리스천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사람들이 부를 포기하는 대표적 이유 중 하나는 워라밸 문제다. 삶의 여유가 부족하고 행복하지 못할 때 우리는 부를 포기하게 된다. 즉, 내 삶의 주체성과 궁극적 목표인 행복을 위협할 정도로 부를 추구하고 있다면 포기해야 한다. 크리스천에게는 워라밸의 ‘Life’에 영적 Life도 포함될 것이다. 건강한 신앙생활과 영적 생명력이 부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면 영적 Life가 이미 위험한 것이다.
정신적 스트레스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부를 축적하는 데 너무 집착한 나머지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이로 인해 후회하는 상황에 이른다면 그 역시 부를 내려놓아야 할 신호다. 행복을 위해 부를 쫓다가 오히려 행복을 버리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가장 무서운 사실은 ‘부의 최대치’를 구체적인 수치로 표현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인지하려면 대단한 노력과 성찰이 필요하다. 우리는 삶을 되돌아볼 때 자신이 이미 부의 최대치를 넘어섰는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삶을 자주 점검하고, 끊임없이 고민하며 경계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