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을 태워 너에게 닿을 수 있다면

초신성, 사랑을 증명하는 폭발

by 별을 헤는 블루닷
[​제18화] 온몸을 태워 너에게 닿을 수 있다면

초신성, 사랑을 증명하는 폭발


밤에 읽는 별 이야기 [월.수.금] 연재
흩어진 별들의 동화
(어른들을 위한 우주 동화)



​별의 내부 온도가 수억 도를 넘어서며, 스스로를 지탱하던 마지막 골격마저 녹아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뜨겁다는 말로는 부족한, 존재 자체가 증발하는 고통이었습니다.

하지만 큰 별은 그 지옥 같은 열기 속에서 오히려 기묘한 평온을 느꼈습니다.


​"이제야 너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순수한 나만 남았구나."


​거추장스러웠던 거대한 질량도, 수억 년을 지켜온 별의 자존심도 모두 타버리고 없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오직 상대를 향해 쏟아지는

눈부신 에너지의 흐름뿐이었습니다.


별은 자신의 뼈를 깎아 빛을 만들고, 자신의 살을 녹여 온기를 빚었습니다.

​우주는 그 무모한 희생을 비웃듯 더욱 거세게 공간을 벌려 놓았지만, 별은 그럴수록 더

격렬하게 자신을 태웠습니다.


1초를 살기 위해 만 년의 수명을 지불하는 비경제적인 선택.

그러나 사랑에 빠진 존재에게 시간은 양의 문제가 아니라 밀도의 문제였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무언가를 위해 '나를 다

태워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앞길을 밝혀주기 위해, 혹은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나의 안락함과 미래를

기꺼이 불태우는 순간들.


사람들은 그것을 희생이라 부르지만, 정작

태우는 당사자는 그것을 '완성'이라 부릅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소진해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찬란한 삶의 마무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아파하지 마. 이건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뜨거운 포옹이니까."


​별의 표면은 이제 우주에서 가장 밝은

은백색으로 일렁였습니다.


멀리서 이 빛을 바라보던 작은 별은

직감했습니다. 저 눈부신 빛이 사실은 큰 별이 보내는 마지막 눈물이며, 자신에게 닿기 위해 생명을 깎아 만든 다리라는 것을요.

​이제 폭발의 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우주를 뒤흔들 거대한 비극이 예고되어

있었지만, 큰 별의 눈동자에는 슬픔 대신 단

하나, 당신이라는 좌표에 닿았다는 안도감만이 서려 있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우주 역사상 가장 찬란하고도 슬픈 이별. 우리의 마지막 포옹이 불꽃이 되어 터집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시고

​"공감의 마음❤️"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안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