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느 순간부터 한국영화를 보지 않는 이유

한국영화를 응원하지만

by 몽상가병아리

요즘 나는 한국영화를 보는 것을 쉬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영화를 폄하하려거나 싫다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나 또한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한국말과 한국적인 정서에 공감이 된다. 나는 50년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한국영화들을 남들보다는 봐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은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는달까... 물론 봉준호, 박찬욱 씨 등의 쟁쟁한 거장들이 한국에도 존재는 한다. 한국인 시네필로써 그들이 "한국인" 영화감독으로 태어난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계는 부진에 빠졌다.

<미키17,2025-감독 봉준호>

봉준호씨가 낸 "미키17"은 손익분기점도 넘지 못한 국내 300만 관객이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상영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우린 여기서 한가지 변호를 들 수 있다. 한국은 절대 SF강자가 아니다. 불행하게도 봉준호씨도 이를 피해가진 못했다. 또한 애매한 구성과 던져지고 회수되지 못한 떡밥 등.. 아무래도 관객이 해석할 여지를 남겨놓는 것이 봉준호씨의 매력이지만 이번엔 그것이 과도하게 난해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영화는 관객이 해석할 여지를 남겨놓는 재미를 보여주되, 그것이 선을 넘으면 영화로써 매력이 끊기지 않나 싶은게 내 의견이다.

<헤어질 결심, 2022-박찬욱 감독>

이러한 부진은 박찬욱 씨 또한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다마지않는 박찬욱 씨. 그는 내가 사랑하는 히치콕의 영화를 오마주했다. 이 "헤어질 결심"에서 어떤 점을 오마주했는 지는 내 감격스러운 첫 포스팅을 보고 오시라. 특히나 "현기증"의 향수를 많이 느꼈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히치콕의 영화이기도 하고. 하지만 봉준호 씨보다 상황이야 나았더랬지만(손익은 넘겼다. 2차 시장에서도 성공했다) 그의 기대엔 영..이었나보다.

잘 알다시피 박찬욱씨의 영화는 잔인하고, 야하며, 아름답다. 이보다 더 강렬한 휴먼드라마를, 인간의 밑바닥을 보여주는.. 내가 좋아하는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감독은 박찬욱씨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면을 좋아하는 소수의 팬들이나 대중들은 간만에 15세 관람상영가를 받은 이 영화가 그리 끌리진 않았나 보다. 거기다 코로나19의 타격도 컸고.. 아무래도 인간은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니깐.. 이러한 점에서 박찬욱 씨 본인도 꽤나 좌절을 느낀 것 같다. 그러나 침울해하진 마세요. 당신은 천재적인 변태 아니, 변태적인 천재입니다.

이런.. 또 서론이 길어져버렸다.. 난 좋아하는 게 나오면 그것을 장광히 설명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듣는 상대방이 아 쟨 찐이구나 싶을 정도로. 아무튼 잡다한 얘기는 이쯤에서 관두고, 어떤면에서는 오만하게 보일 순 있겠지만 그래도 고전을 광적으로 좋아하고 자극적이고 혼란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나의 주관적 입장에서 벗어나 객관적 관객의 입장에서 한국영화를 보겠다.


1. 흥행을 위한 빈약하고 자가복제적인 스토리
한국영화하면 흔히들 떠올리는 것이 신파, 조폭과 형사, 정치, 역사 등이 있다. 영화를 좀 봤다 하는 관객들은 보라, 죄다 흥행을 했다 싶으면 위의 요소중에 단 한가지가 들어가지 않은 것을 본적이 있는지.. 심지어 코미디에서마저도 클라이맥스에는 관객의 눈물을 훔치고야 말겠다는 영화계의 악바리가 필자의 눈에는 잘 보인다. 잘 써먹은 영화는 재미있다(ex)국제시장). 그러나 대부분의 영화는 재미가 없다.

2. 관객을 가르치려드는 무례함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관객이 판단할 일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영화계는 관객에게서 그 주도권을 빼앗으려 들고 있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 왜 질주하던 디즈니의 황금마차가 넘어졌겠는가? 과도한 PC(정치적 올바름), 어디에서 감동을 느껴야할지 모르겠는 주입식 스토리 등 위의 1번 항목과 어느정도 상통하는 면도 있다. 이제 관객은 피로하다. 안그래도 할 일이 산더미인 한국사회에서 가르침을 받을 시간은 촉박한 것이다.

3. 과도한 스크린 독과점
안그래도 볼만한 영화가 없어 발길이 뜸한 찰나에 보고싶은 영화가 생겨 상영시간표를 천천히 살펴본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영화는 10시간에 한 개 있을까 말까다.
좀 더 자세한 예를 들어 영화 극한직업(2019)의 경우 스크린 점유율은 53%, 범죄도시4(2024)는 무려 82% 굉장한 점유율을 보여준다.(출처-한겨레)
이러한 대형영화들은 상영시간 간의 간격이 채 1시간이 안지나는 기현상을 보여주며 흥행의 조짐이 없는 영화들은 그마저도 자리를 밀려 후순위에 위치해있는 것이 현 영화계의 현실이다.
2010년대 이전은 대형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Ex)마블, 디즈니 등이 스크린을 차지했지만 한국영화의 위상이 높아진 이후 자국의 스크린 독과 문제도 크게 대두되고 있고, 이로 인해 제작사, 중소 배급사를 위시한 단체들이 스크린 상한제를 요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이 또한 많은 관객들의 동원을 요구로 하는 한국영화계의 끊을 수 없는 고찰이라 생각한다.

4. 팬데믹과 ott의 대두
2019년 겨울,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COVID-19, 이 녀석이 문제였다. 사람들은 점점 집안에만 갇혀있게 되고 느려빠진 티비보다는 본인이 원하는 것을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을 원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ott가 나타나는데...

<Netflix>


난 사실 넷플릭스를 그리 좋아하진 않았다. 내가 칭송해 마지않는 영화계와 방송계 산업을 크게 휘청이게 했고, 또 몇몇의 자체제작 시리즈들은 훨씬 훌륭했다. 영화계가 코로나로 인해 모든 촬영히 무기한 정지되고, 다들 밥벌이를 하지 못할 때, 서양의 자본주의 ott가 모든 것을 독식했다. 극장의 자리들을 텅텅 비게 만들고 대중을 스크린에서 거둬갔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자, 관객 수는 줄긴 했으나 넷플릭스를 통한 2차시장의 흥행이 거대해졌다. 분하긴 하지만 옛 영화들을 합법적으로 보려면 넷플릭스를 이용해야한다. 심지어 요즘 영화계는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제작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관객도 큰 돈을 내지 않고, 상영 중간에 화장실을 가서 흐름이 끊기는 불상사를 어느정도 방지할 수 있다.
영화관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씁쓸하긴 하지만 ott의 등장은 가히 혁신적이었다.

5. 값비싼 티켓값
어른들이 보기엔 얼마 전일 수 있지만 내가 어릴 땐 어른의 경우 티켓값이 10000원, 청소년의 경우 6~7000원 정도였던 것 같다. 그러나 2025년 현재, 한국영화극장의 티켓 가격은 일반적으로 어른-14000원/청소년-11000원이다. 우리같은 서민들한테는 카페를 4번을 갈 수 있는 가격이다. 물론 재밌으면 제아무리 비싸도 볼 사람들은 다 본다. 그러나 요즘 한국영화를 생각하면 흠... 내 주위는 그 돈내고?? 라는 반응이 많았다.
본디 영화는 싸고 즐거운 맛에 즐길 수 있는 것이 목적인데, 요즘 한국영화계는 그게 옛말이 되었다. 한마디로 값어치를 못한다는 것이다.심지어 GDP대비 영화의 본산인 미국(0.016%)과 비교해도 2배나 비싸다(0.033%)는 기적의 계산치가 나온다. (출처:머니투데이)
이러니 점점 영화관을 향한 발소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빈약한 글솜씨지만 내가 생각하는 한국영화계 최대 문제점 5가지를 적어보았다. 이 외에도 자잘한 문제들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저 5가지만 고쳐도 영화계의 위상이 훅 올라갈 것이라 감히 예측해본다. 비록 남들이 보기에 홍대병 걸려 한국영화를 까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영화산업을 사랑하고 한국영화의 성장을 응원하는 사람으로써 앞으로도 한국영화에 무궁무진한 발전이 있길 기원한다, 한국영화, 파이팅!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영화를 좋아하게 된 이유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