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식 저가 양도와 자기주식 평가의 딜레마

자기주식을 보유한 비상장법인의 주식 가치, 어떻게 산정해야 할까?

by 김미래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 입니다.


비상장주식의 양도는 세무상 매우 까다로운 이슈 중 하나입니다. 시장 가격이 명확한 상장주식과 달리, 비상장주식은 세법이 정한 복잡한 평가 방법을 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회사가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주식을 양도할 때, 그 평가 방법은 더욱 복잡해집니다.


오늘은 2025년 10월 30일에 선고된 따끈따끈한 대법원 판결(2025두33647)을 통해, 자기주식을 보유한 비상장법인의 주식 가치 평가 방법과 그에 따른 세무 리스크를 분석해 드리고자 합니다.




1. 사건의 개요: 특수관계인 간의 주식 거래


원고(법인)는 2018년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자기 회사 주식 19,056주(이하 '이 사건 주식')를 매수하여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2020년, 원고는 이 자기주식을 사주 일가 15명에게 1주당 약 12만 원에 매도했습니다.


문제는 과세관청이 세무조사를 통해 "특수관계인에게 주식을 너무 싸게 팔았다(저가 양도)"고 판단하면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원고 회사는 최근 3년간 순손실이 발생하여 수익가치가 '0원'인 상태였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상 비상장주식은 원칙적으로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3:2로 가중평균하지만, 원고처럼 수익가치가 낮은 경우 순자산가치의 80%를 하한선으로 하여 평가하게 됩니다(상증세법 시행령 제54조 제1항 단서).


여기서 핵심 쟁점이 등장합니다.


"순자산가치를 계산할 때,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의 가치는 얼마로 평가해서 자산에 넣어야 하는가?"


2. 쟁점의 핵심: 순환논리의 함정


비상장주식의 1주당 가치를 X라고 가정해 봅시다.


상증세법상 1주당 가치(X)를 구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순자산가액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회사가 보유한 자산 중에는 '자기주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기주식의 가치 역시 그 회사의 1주당 가치인 X에 연동됩니다.


즉, X를 구하기 위해 X가 다시 계산식에 들어가는 '순환논리'가 발생합니다.

원고(납세자)의 주장: 자기주식 가치를 별도로 산정하거나 취득가액 등으로 고정하여 계산해야 한다.

피고(과세관청)의 주장: 자기주식도 자산이므로, 평가하려는 1주당 가액($X$)과 동일한 가치로 평가하여 순자산에 합산해야 한다.


3. 대법원의 판단: 방정식의 완성


대법원은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판결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일시적으로 보유한 자기주식은 '자산'이다.


자기주식은 취득이 제한되거나 의결권이 없는 특성이 있지만, 소각 목적이 아닌 한 처분하여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입니다. 따라서 다른 회사가 발행한 주식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으며, 순자산을 구성하는 요소로 보아야 한다.


둘째, 자기주식의 가액과 평가대상 주식의 가액을 달리 평가해야 할 이유가 없다.


대법원은 자기주식을 포함한 비상장주식의 1주당 가액(X)을 산출할 때, 아래와 같은 산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명확히 판시했습니다.


X = {자기주식 외 순자산가액 + (자기주식수 × X)} ÷ 발행주식총수 × 80%


이 산식은 평가하고자 하는 주식 가치(X)가 우변의 자기주식 평가액(X)으로 다시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즉, 대법원은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합리적인 해석 범위 내에서 이러한 계산 방식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과세관청이 이 방식으로 계산한 1주당 가액은 약 19만 2천 원이었고, 원고가 사주 일가에게 매도한 12만 원과의 차액 총액(약 13억 6천만 원)은 법인의 익금으로 산입되어 법인세가 부과되었으며, 사주 일가에게는 상여 등으로 소득처분되었습니다.


4. 변호사의 시선: 이번 판결의 시사점


이번 판결은 자기주식을 보유한 비상장법인의 주식 평가 방법(특히 순자산가치 하한선 기준 적용 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 가지급금 정리 등을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합니다. 하지만 이를 다시 처분하거나 소각할 때, 혹은 주주가 변경될 때 주식 가치 평가를 잘못하면 거액의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례처럼 ① 최근 3년간 결손이 있어 수익가치가 낮은 기업이 ② 자기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③ 특수관계인에게 주식을 양도하는 경우라면, 단순한 계산이 아닌 1차 방정식 형태의 정밀한 가치 평가가 필수적입니다.


비상장주식 이동은 언제나 세무 리스크를 동반합니다. 복잡한 수식과 법리 해석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실행 전 반드시 전문가의 검토를 거치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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